알바생 재고파악 미흡 허점 노려
도내 여러곳 수십만원 피해 입어
직원 자주 바뀌어 예방 교육 무위

본사 직원을 사칭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기프트 카드를 뜯어내는 신종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3일 제주시내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김모씨(66)는 편의점에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상대는 자신을 본사 직원이라고 소개한 뒤 점주를 찾으며, 김씨가 아르바이트생임을 확인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후 다시 전화를 걸어 구글플레이 기프트카드 재고조사를 위해 전화를 걸었으며, 점주와 통화를 마쳤다고 설명한다. 김씨가 재고를 불러주자 그는 전산재고와 다르다며 점주에게 입금을 하기로 했으니 결제해서 핀번호를 자신에게 ‘카카오톡’으로 전송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렇게 해서 김씨가 전송하게 된 구글 기프트 카드 핀번호는 약 75만원 상당이다.

김씨는 점주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사기임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때는 늦었다. 구글 기프트카드 핀번호나 문화상품권 등을 충전하기 위해 보이스피싱범들이 사기를 치는 계정은 해킹한 타인 계정을 이용하기 때문에 카톡만으로 휴대폰 번호를 알 수 없는데다 사실상 이 정보만으로 범인을 잡기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최근 이체금액 한도와 대포통장 확보가 어려워짐에 따라 점점 진화하고 있는 보이스 피싱 수법이 활개를 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도내 편의점 수곳이 평균 70만~80만원에서 많게는 120만원가량 이같은 수법에 당했다. 상대가 본사 직원을 사칭하며 점주와 통화를 마쳤다고 설명하니 나이와 경력에 상관없이 아르바이트생들은 당하게 되는 것이다.

각 편의점 본사들은 피해를 막기 위해 관련 공고를 내리고 포스단말기를 통해 꾸준히 안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점주들은 아르바이트생이 자주 바뀌며, 상품권 재고를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무리 교육을 시켜도 피싱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말한다. 또한 피해 금액 역시 점주와 아르바이트생이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시간제 근로자가 자주 바뀌는 점을 악용한 보이스피싱 피해가 늘고 있다”며 “상품권 구매 등을 요구하는 전화가 오면 일단 피싱이라고 생각하고 점주와 직접 통화해 확인 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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