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제주도 감귤진흥과

제주감귤이 과거 대학나무라고 불리었던 것은 품질과 맛보다 감귤의 희소성과 적은 생산량에서 나온 역사적인 단어이다.
행정기관이나 생산자조직에서 대량생산이 우려되거나 가격이 폭락할 때 최후의 방법으로 시장격리라는 극약처방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농산물 수급조절과 가격위험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당도 높은 해외 과일이 연중 수입되고, 국내산 과채류도 품종개량으로 사계절 고당도 위주로 생산되는 등 시장은 급격히 변했다.
물량 조절을 통한 가격정책은 시장에서 잘 통하지 않는 정책이 되어 버렸다.
시장에는 감귤을 대체할 만한 고당도 과일이 너무나 많다. 사과, 배, 포도, 복숭아 등 국내산 과일의 현실도 다를 바 없다.
제주감귤인 경우 도매시장에서 최저-최고가격이 10~20배 이상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소비자는 품질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고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원칙하에서 감귤은 품질의 격차가 극단적으로 10~20배 이상 심하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최저가를 받은 생산 농가라 할지라도 자기가 생산한 감귤이 당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품질이 좋지 않다고 인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감귤가격을 제대로 받기 위한 변화의 시작은 농가 스스로 생산한 감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 변화에 달려있다.
내가 생산한 감귤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감귤나무 식재거리를 넓히고, 물관리가 가능한 생산기반으로 전환하고, 수령이 오래된 극조생 감귤은 고품질 생산이 가능한 품종으로 갱신해야 한다.
제주도는 고당도 감귤의 안정적 생산을 위한 원지정비사업, 단기간내 당도 향상을 위한 토양피복 자재지원, 당도높은 신품종을 개발 보급하기 위한 시범사업도 진행 중이다.
특히 농협이 생산농가를 조직하여 과실전문생산단지를 신청하면 농가는 자부담 없이도 경제과원을 조성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내가 생산한 감귤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