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실명, 벼랑 끝에 찾아온 각막이식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수술비 전액후원
“두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니 이제야 살맛이 납니다”
보이지 않는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힘겨운 시간을 버텨온 최봉조씨(72)는 설 명절을 앞둔 지난 10일 새 빛을 다시 찾게 됐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된 최씨의 각막이식 수술비 전액을 후원했다고 밝혔다.
최씨의 왼쪽 눈에 문제가 생긴 것은 3년 전이었다. 지난 2018년 가족과 떨어져 홀로 제주에서 생활하던 최 씨는 갑자기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안과를 찾았다가 곰팡이 균 감염에 의한 ‘수포성각막병증’을 진단받았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오랜 기간 투병해 온 최 씨는 ‘실명’이라는 큰 아픔 앞에서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지난해 기적적으로 각막이식 수술의 기회가 찾아왔지만, 수술 전 갑자기 발병한 뇌경색 때문에 다시 볼 수 있다는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그러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 각막이식 수술의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수술비가 문제였다. 최씨의 안타까운 사정을 접한 본부와 창원성결교회가 손을 내밀어 수술비 311만원을 지원했다.
간절한 기다림 끝에 새 빛을 선물 받은 최 씨는 “완전히 회복하려면 6개월 정도 걸린다는데, 벌써 흐릿하게나마 보이기 시작해 정말 기분이 좋다”며 “남은 인생은 장기기증의 중요성을 주변에 알리는 것으로 이번에 받은 사랑을 평생 보답하며 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