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수-제주농업기술센터

옛 기억을 더듬어보면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전인 1996년도에 감귤원 간벌사업을 추진하면서 ‘고품질 감귤 생산 원년의 해’라고 비전을 제시하면서 본격적인 간벌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매년 감귤원 간벌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품질은 그 해의 기상여건에 따라 노지감귤 출하시점의 평균 당도는 9 ~ 10°Brix로 명확하게 ‘좋아졌다’ 라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간벌한 감귤원은 광환경 여건이 개선되어 당도 향상과 노동력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2020년산 노지감귤 농가 중에 고품질 감귤을 생산 출하하였으나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경기가 침체되어 소비는 줄어들어 기대한 만큼의 가격을 받지 못하는 농가도 다소 있어 ‘고품질감귤 생산하면 뭐하나! 돈도 안 되는데’라는 탄식의 소리도 들은 적이 있다.
그래도 소비자는 외관품질도 중요하지만 맛으로 먹는 만큼 반드시 ‘노지감귤의 품질은 높아져야 하겠다’라고 생각한다. 한라봉보다 레드향 가격이 높은 이유는 품질이 균일하기 때문이다.
금년도 간벌 면적은 190ha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청기간은 당초 1월 25일까지 이었으나 4월 30일까지 연장되었다. 신청기관은 지역 농·감협 및 과원 소재지 읍·면·동사무소에서 받고 있다. 과거에는 공무원들이 간벌사업 동참을 호소하고 모집하려 다닌 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간벌사업의 효과를 보면서 직접 신청하는 농업인이 많아졌다.
사과 등 6대 과일과 수입 열대과일이 넘쳐나는 무한경쟁시대에 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남는 것이 어려워진다. 간벌의 효과는 한마디로 경쟁력이다.
 간벌을 하면 첫째 햇빛을 골고루 받아 품질이 좋아지고 전정 등 투입하는 재배기술이 발현될 수 있는 좋은 환경으로 전환된다. 감귤 당도가  9.3°Brix에서 9.8°Brix로 높아지고 산함량은 1.31%에서 1.24%로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둘째 수세가 안정되고 작업공간이 확보되어 농약살포 시간이 10a당 3시간에서 1.2시간으로 줄어들고 수확시간도 10a당 43.5시간에서 31.6시간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제주농촌의 현실을 감안하면 간벌은 필수적인 경쟁력 확보 방안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매일 400명 내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나 제주는 0~5명 내외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다행이기는 하지만 간벌현장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따른 마스크 착용 등 실천방안을 준수하면 서 간벌작업이 이루어지기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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