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동강 난 민심·정치권도 분열
제주해군기지 갈등 전철 우려도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여론조사가 마무리됐으나 찬성과 반대 단체 입장이 여전히 맞서 제2공항 건설로 인한 도민사회 갈등해결이 요원해지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해 치러진 도민 여론조사 결과 발표로 오히려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여론조사 결과의 해석을 둘러싸고 지역 사회에 새로운 갈등으로 비화될 것’이라는 당초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지난 18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면서 이해 당사자인 성산 찬성 주민들을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갈등 해결 방안이 요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체 도민여론조사에서 제2공항 건설에 반대 의견이 우세하게 나타나자 반대 단체는 “도민의 뜻을 받아들여 제2공항 백지화 선언해야 한다”며 “만약 이번 결정을 무시하고 불복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그 세력은 더 이상 도민사회의 신뢰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찬성 단체는 “성산읍 주민 대상에선 찬성 의견이 절대적으로 높게 나온 만큼, 제주제2공항 사업 자체를 좌초시키거나 무효화할 수준은 결코 아니”라며 “도민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으로 나가는 길은 제2공항의 조속한 추진 뿐”이라는 완강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고착화된 지 오래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관광미항) 건설로 10년 넘게 찬반 갈등을 겪고 있는 서귀포 강정마을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 정치권까지 찬반 입장으로 분열돼 자중지란을 일으켰다는 비판까지 더해지면서 ‘제2공항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