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환자 치료실적 평가 반영…대구 유리한 고지 선점 시각도
제주도 “고립된 지리적 섬 특성 의료 인프라 부족” 설치 강조

정부의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선정을 두고 전국 지자체 간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제주 유치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메르스 사태 이후 2016년 발표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방안 연구개발 용역보고서’에는 제주를 비롯해 인천, 중앙·중부, 영남, 호남 등 5개 권역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필요하다고 적시됐지만, 최근 감염병 전문병원 권역 재설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질병관리청이 올해 평가기준에 코로나19 환자 치료실적 평가를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면서 제주 유치에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은 지난 2017년 지정된 조선대학교병원을 비롯해 2020년 지정된 순천향대부속천안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 총 세 곳이다.

제주가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네 번째 감염병 전문병원이 어느 지역으로 선정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제주자치도는 건의서를 통해 지리적 특성과 의료 인프라 부족 등을 내세워 감염병 전문병원이 우선 제주지역에 설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주자치도는 “제주는 국토 중 최남단 섬이라는 고립된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유입 감염병에 상시 노출돼 있다”면서 “특히 감염병 발생과 확산 시 육지부와 멀리 고립돼 외부의 신속한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구도 감염병전문병원 추가 유치를 적극 노리고 있다. 대구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코로나19 대규모 감염 사태를 처음으로 극복한 공적에도 영남권역 병원 선정 당시 양산부산대병원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코로나19 환자 치료 실적 평가 반영으로 대구 유치가 유력하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제주와 함께 유치가 유력했던 인천도 해외 여행객의 대다수가 인천공항을 이용해 입국하는 만큼, 국가 방역체계 작동을 위해서라도 감염병전문병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갑)은 지난 24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임시회에서 “당초 용역 보고서대로라면 인천과 제주가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대상이지만, 최근 정부가 권역 선정을 다시 하겠다고 나서면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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