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윤-서귀포농업기술센터 소장

2020년산 만감류 가격이 연일 높은 가격을 이어가면서 모처럼 농업인의 얼굴에 미소를 머금었다.
감귤출하연합회 자료에 의하면 지난 2월 한라봉 3㎏박스당 평균 가격은 15,830원으로 2019년산 8,968원(76%), 18년산 9,123원(73%)보다 높았다.
천혜향 역시 지난해보다 61%, 2018년보다 48% 높았고, 레드향도 17~24% 높게 거래되었다. 주목할 점은 도매시장과 산지 가격 모두 지난 12월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2020년산 만감류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우선 재배적 측면으로는 수확시기다. 만감류는 새순이 난 이후부터 수확기까지 레드향 280일, 한라봉 300일, 천혜향 320일 정도의 생육기간이 필요한데 올해는 늦은 설로 자연스럽게 나무에 달린 채 충분히 성숙한 후에 수확한 것이 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품질 관리 측면에서는 농업인의 인식 전환이다. 지난해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 만감류 수확 전 품질검사를 의뢰한 건수는 12,517건이었는데 전년보다 2,891건이 증가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는 지난 8월 이후에 평균온도가 높고 일조시간이 길어 당도는 증가하고 신맛을 빨리 빠지면서 품질 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오렌지 수입량 감소와 내륙지방의 사과와 배 생산량 감소로 인하여 재고량이 조기에 소진되면서 전년도에 비해 배는 75%, 사과는 87% 정도 가격이 높아 자연스럽게 만감류에 관심이 쏠렸고, 설 명절 특수로 직거래(택배 등)가 늘어나면서 만감류 가격 상승에 도움을 주었다.
정책적으로는 만감류 출하 전 품질검사, 출하조절 장려금 지원제도 등 고품질 생산 시책이 정착되면서 설 대목을 겨냥한 미성숙 만감류 출하를 줄이는데 상당 부분 효과를 본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까지 일부 농업인들은 설이 지나면 만감류 가격이 하락한다는 생각과 나무의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조기에 수확하는 사례가 왕왕 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처럼 설 명절이 한참이 지났지만 품질 좋은 과일은 가격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 최근 소비자들의 특징이다.
앞으로는 반드시 품종별 적정 생육일수에 맞게 수확하여 만감류가 대한민국 최고 과일로 정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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