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늦장 정책 결정에 찬반 갈등 격화

제주제2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 보름가까이 지났지만, 이에 대한 정책결정이 늦어지면서 이에 따른 갈등도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발표된 제주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 전체 도민 여론은 반대가 우세했으나 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주민은 찬성이 높게 나타나자 국토부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심는 모양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달 23일 제주도의회 협의에 따라 도민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국토부에 공문으로 전달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곧바로 제주도에 공문을 다시 보내 여론조사 결과에 어떻게 판단하는지 종합적인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고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제주를 방문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제주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가 해석의 여지를 남긴 채로 나왔지만 존중돼야 한다”고 밝히면서도 “공항 인프라 미확충 등 제주도가 직면한 여러 문제가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 결정이 늦어질수록 찬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제2공항 찬성단체는 지난 3일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론조사 수치 통계를 면밀히 보면 서귀포시 찬성, 제주동부지역 찬성승리, 성산읍지역 절대우위찬성, 제주서부 반대, 제주시 반대다”라며 “국토부는 주민의견을 즉시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반대단체는 같은날 성명을 내고 “국토부는 이미 제2공항 반대라는 제주도와 제주도민의 뜻을 확인했다. 무책임한 ‘논의와 검토’가 아닌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