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세탁하려 로비전 착수  
독재정권 전담 공작원 영입

미얀마 쿠데타를 주도한 민아웅 흘라잉(오른쪽) 사령관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연합]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 세력이 이미지 쇄신을 위해 이스라엘계 국제 로비스트를 고용하고 나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얀마 군부는 “이 나라의 실제 상황을 설명하는 데에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스라엘계 캐나다인인 아리 벤메나시(69)를 로비스트로 영입했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에게 승리하기 위해 이란 세력과 짜고 미국인 인질을 석방하지 않기로 모의했다고 폭로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벤메나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거액을 받고” 미얀마 군부와 계약을 맺은 것이 맞는다면서 이들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가 해제될 경우 추가금을 받기로 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어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학살에 수치 고문이 알려진 것보다 더 깊이 관여돼 있다면서 “로힝야족을 핍박한 것은 군대가 아니라 아웅산수치였다”고 말했다.

이슬람교 로힝야족은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종교적 탄압 등에 반발, 2017년 경찰 초소를 공격했다가 군대에 대대적으로 토벌당했다. 이 과정에서 군의 집단 성폭행, 학살 등이 벌어져 로힝야족 수십만 명 이상이 배를 타고 탈출했으나 바다에서 집단 익사하는 등 비극이 이어졌다.

당시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수치 고문은 로힝야족 문제를 방관하고 군을 두둔했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실제로는 방관에 그치지 않고 이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또 벤메나시는 수치 정권이 중국과 가까워지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군부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중국과 가까이 지내기보다는 미국 등 서방 사회로 전향하려는 (군부 세력의)움직임이 실제로 있었다”면서 “이들은 중국의 꼭두각시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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