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휴가철 2박 3일 제주 관광을 준비하는 증권사 직원인 김모씨(43.서울시 목동).
30대 초반 시절, 신혼여행으로 제주를 찾을 때만 해도 여행사에 일정 전부를 맡기다 시피 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인테넷만 뒤지면 숙소, 항공권 구입, 렌터카 임대 등이 한꺼번에 해결 할 수 있다.
더욱이 숙소 등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려놓은 탓에 가격, 품질, 주변 환경 등을 모두 비교 할 수 있다.

이렇게 선정한 여행계획을 가족들과 의논하면 준비 끝이다.
도대체 여행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또한 제주 지역에 단체 등 대규모 관광객을 보내주던 다른 지방 여행업체들도 이제는 영업방식을 달리 하고 있다.

제주지역 여행사들이 준비한 여행 상품 가격 중 일정 부분만 자신들이 받고 나머지는 관광객을 직접 안내하는 본도 여행사에 주던 관행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직접 여행가격을 챙기고 있다.

단지 본도 여행사에는 관광객만을 소개해 주는 방식이 일반화됐다.
지난 5월 말 현재 제주도관광협회에 회원 등록한 도내 여행사는 국내여행업191개 업체와 국제여행업 22개 업체 등 모두 223개 업체로 집계됐다.

비회원사까지 포함하면 380개 업체를 웃돌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제주도 관광협회에 따르면 난립과 함께 인터넷망이 보편화되면서 업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

여기에 종전 다른 지방 대규모 여행사마저도 관광객 송출 시 운영방법을 달리 하고 있어 도내 여행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관광버스를 보유한 업체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유료 관광지에 안내하고 입장료 가운데 일정액을 소개료 명목으로 되돌려 받는 등 버틸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여행사 운영난에 대해 P관광 최모대표는 "여행 소개업 경영난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인터넷이 보편화 된 이후 그 정도를 더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무료관광지 위주로 상품을 개발해 보기도 하지만 항공료 인상으로 의욕마저 잃었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 경영난 덜기의 하나로 관광협회 임원 및 실무진들은 지난 4월 초 고속철과 연계한 신상품개발을 위해 현지를 둘러봤다.

이어 이 달 말에는 협회에서 1000만원을 들여 도내 여행사 대표들과 고속철 경유 대도시 관광 동향을 파악하고 상품개발에 업계의견을 반영키로 했다.

관광협회측은 "좀 과장하면 하루에도 몇 개씩 생겼다가 없어지는 게 도내 여행사의 모습"이라며 "도내 영세 여행사들은 거의 도민들이 운영하는 소득원이기도 하다"면서 "여행사들이 이익을 창출 할 수 있는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 국내마케팅 김호준 팀장은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 아직은 제주도가 가장 각광을 받는 국내 관광지임에는 틀림없다"며 "사회적 여건의 변화 등으로 여행소개업 종사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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