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능선에 건축을 제한한 행정당국의 조치는 정당하다’는 대법원 최종판결이 나왔다. 오름을 보호하기 위해 다행스런 일이다.

오름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오름이 없는 제주를 상상해 보라. 제주의 정체성이 그것에 의해 구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태어났고, 죽어 다시 그곳으로 돌아간다. 오름은 제주 신화의 고향이다.

오름을 보호하는 일은 제주사람의 책무다.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후손에게 돌려줘야 한다.
물론 개인의 재산권도 소중하다. 어쩌면 그것이 민주사회를 지탱하는 기본권인지 모른다. 그러나 ‘오름을 보호한다’는 대전제아래서는 개인의 재산권은 어느 정도 희생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신성한 부담이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비장한 마음으로 개발의 의미를 묻게 된다. 개발은 제주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의 다짐도 바로 그 의미에서 출발한다.

이 같은 우리의 다짐은 개발을 보는 우리의 시각도 그만큼 달라져야 한다는 필연성으로 다가든다. 물론 개발이 인간의 생활 상승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것을 ‘자연 보존의 문제’와 어떻게 조화스럽게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우리에게 또 하나의 과제로 등장한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자연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한번 파괴되면 살려내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당의 활용을 앞세운 오름 등의 파괴를 경계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오름 자락에 건물을 지으면 좋을 것 같지만, 그 때문에 우리의 영원한 생명줄인 자연을 잃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의미있는 우리의 삶 자체를 파괴한다.
개발을 앞세운 오름 파괴는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