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저녁 11시 23분부터 정확하게 29분동안 제주도 전기 수용가의 절반에 가까운 11만8천여가구가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해저케이블 연계 설비 제어장치 고장으로 발생한 이번 정전 사태는 지난 1999년 3월 이후 최대 규모로 연계선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두 시간에 걸쳐 벌어졌다.

당초 한전측은 연계선의 물리적 고장을 대비, 두 개의 선을 깔아 한쪽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다른선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이번 사고는 제어계통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 바로 정전으로 이어졌다.

갑작스런 정전으로 해당지역 주민들의 불편은 물론 표선면 토산리 소재 모리조트에서는 정전으로 인해 투숙한 어린이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8일 사고발생 당시 도내 전기 총 용량은 32만3000kw.
연계선을 통해 공급되던 15만kw가 정지되면서 한전측은 도내 46% 가구에 전기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한림발전소 가스터빈 1,2호기를 가동시키는 한편 동기조상기와 삼양동 제주화력발전소 가스터빈 3호기를 점화, 29분만에 정전사태는 해결할 수 있었지만 연계선에 대한 고장수리를 마친 것은 2시간이 지난 새벽 1시 반 경.

이후 다시 연계선에서 전기가 공급됐으나 이번 사고는 제주도가 안고 있는 전기공급 관련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했다는 것이 관계당국의 평가다.

매년 여름철 전력수급 안정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한국전력거래소 제주지사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 29일 오후 발전소, 한전, 전력거래소가 참가하는 대책회의를 가졌으나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와 '도민들의 전력 소비 절약을 유도해야 한다'는 정도의 결론밖에 맺지 못했다.

다시 말해 안정적 전기공급을 위해서는 예비 전력 공급량을 확보해야 하는 데도 도내 시설마련은 민원에 막혀 요원한 게 현실이다.

또한 다른 지방 연계선 공급물량을 늘리는 방법은 1개소에서 50% 이하로 제한 운영해야 한다는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한 전제조건에서 벗어나게 된다.

전력거래소 현길주 부장은 "안정적 전기공급문제는 이번 사고가 아니더라도 제주도에 닥친 현실적인 문제"라며 "현재 남군 1개 지역과 제주시내 1개 지역에 발전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으나 민원이 발생할 경우 실현이 어렵다"면서 "결국 도민들에게 전기절약을 홍보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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