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항공이 29일, 국내선을 이용하는 제주도민에 한해 주중이나 주말, 성수기나 비수기에 관계없이 항공요금을 10%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대한 항공이 오는 7월16일 기준으로 주말 (금-일요일)요금 8%, 성수기(7월16일-8월22일)요금 13% 올리겠다는 방침에 따라 도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와중에 내린 조치다.

우리는 이같은 대한항공의 조치를 반겨야 할지, 내쳐야 할지, 솔직히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않다.

제주도민들에게 단 몇%라도 싸게 해주겠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썩 유쾌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잔머리나 굴리는 영악한 셈본에 농락당한 기분이다. 그래서 뭔가 찜찜하고 뒤가 개운치가 않아서다.

제주도민에 한해 항공요금을 10% 인하해 주겠다는 것은 앞으로 인상될 요금에서 10% 내려주겠다는 것이다.

현행 요금을 8%에서 13%까지 인상한후에 여기서 10%를 내려주겠다는 것이 아닌가. “눈가리고 아옹”하는 격이다. 원숭이를 놀렸던 조삼모사(朝三暮四)나 다름없다.

물론 도민들 입장에서는 성수기 때는 3%가 인상된 셈이지만 주중요금은 10%, 주말요금은 2%정도 인하 효과를 볼수는 있다.

그래서 “이 정도라도 어디냐”소 감지덕지 행야 할 것인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제주도민에 한해 주중에 국내선 항공요금 10% 인하는 이미 아시아나 항공에서 시행하는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특히 비수기의 경우 타시도 여행사에서는 20%에서 최고 40%까지도 할인 할수 있다는 인터넷 등의 소문이 사실이라면 대한항공의 이번 조치는 도민들에게 생색을 내면서 실제로는 제 잇속을 챙기는 장삿속 이상도 이하도 아닌 셈이다. 대기업이 셈본에 도민이 놀아난 것이라는 부끄러움은 여기서 비롯된다.

이번 대한항공의 교묘한 셈법이 성수기 제주관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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