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대학 사회복지과 교수   이   광   래

우리 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주변을 돌아보면 위기가 아닌 가정이 없어 보일 정도로 불안하기 짝이 없는 사회로 변하고 있어 현재 우리 가정에게는 분명 위기상황이라 할 수 있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다양한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위기상황에서 온 식구가 똘똘 뭉쳐 위기를 헤쳐나갔던 구심력 있는 가정은 점점 줄어들고 여지없이 쉽게 무너져 내리는 가슴아픈 가정의 현실들을 바라보면서 우리 주변에 얼마나 튼튼한 가정이 부재한가를 절감하게 된다.

요즘같이 가정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이혼하는 부부들이 더욱 늘면서 이에 따른 가정해체와 함께 결손가정에 의한 자녀들의 탈선 등 부작용이 속출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서로 사랑하고 살겠노라고 가족과 친지 앞에서 맹세하며 결혼한 두쌍 가운데 한쌍꼴로 이혼하고, 다시 그 이혼한 두쌍 가운데 한쌍꼴로 재혼하며, 다시 그재혼한 두쌍 가운데 한쌍꼴로 이혼하는 사회를 이분해체사회(二分解體社會)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사회는 결혼한 세쌍 가운데 한쌍꼴로 이혼하고 재혼하고 다시 이혼하는 삼분해체사회(三分解體社會)로 돌입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혼율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조사연구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특히 몇년전만 해도 이혼은 특정 직업과 부류의 사람들만 하는 것으로 알았고, 이혼을 하면 사회적으로 비난의 대상이라는 일반인들의 인식도 사라지면서 가정문화가 급속도로 서구화되고 있어 최근 들어서는 일반 서민가정까지 이혼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이혼은 부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성의 가장 기본인 가정이 해체되는 것은 물론이고 결손가정으로 인한 자녀들과 이혼한 주부들의 탈선으로까지 이어져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가정해체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문제이다.
장기간 지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실업률 상승과 중산층의 붕괴, 심해지는 빈부격차 등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부부간의 불화로 이혼하는 가정이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어른들의 탈선과 가정폭력, 노인에 대한 소외, 아동학대와 이에 따른 가출은 단순히 개별 사건에 국한돼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2, 제3의 가정ㆍ사회 문제를 유발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노래방과 전화방,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한 부적절한 남녀 만남의 기회가 많아져 탈선 유혹을 부채질하면서 가정을 깨거나 흔들고 있다.

건강한 가정은 곧 사회의 안정과 직결된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정의 위기는 곧 사회의 위기이다. 따라서 사회의 불행을 막는 첩경은 ‘가정복원’뿐이다.

그 가정이 복원되려면 무엇보다 나라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귀착이 된다. 결국 국가경영을 맡은 위정자들의 책임은 그만큼 크고 무겁다는 점을 인식하여야 한다. 건강한 우리사회의 미래를 위한 기본 토양은 가정에 있고, 가정의 화목에서만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한 공동체 안에 살고있는 같은 구성원으로서 흔들리는 가정에 모두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건강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하여 국가차원의 종합적인 복지정책도 나와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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