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말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대표적인 격언이다.
우리가 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성공과 실패, 행ㆍ불행이 말 한마디로 비롯되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말은 사람의 인격을 나타낸다. 특히 경제적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에서 그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자치단체의 교통행정과, 세무과, 건설과 등 과태료 부과업무가 많은 부서의 경우 잦은 욕설과 위협적인 폭언 등 전화폭력에 시달리는 사례가 허다한 모양이다.
이로 인해 민원 담당자들의 근무의욕이 떨어지고 사기도 저하되는 문제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 제주시는 금명간 전화폭력 근절을 위해 민원전화 녹취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고육지책’이라고 강조했다. ‘오죽했으면...’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공무원들이 폭력전화의 일방적인 피해자인 양 비치는 면은 경계해야 한다. 말이란 상호작용이다. 민원 담당자들이 퉁명스런 말투로 민원인의 감정을 돋우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기자의 전화취재 경험에 의하면 정감어린 목소리로 친절하게 답변을 해 줘 얼굴을 확인하고 싶은 공무원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의 불쾌한 기억도 있다. 
따라서 민원전화 녹취시스템은 공무원들의 자기성찰의 계기를 삼는데 주안을 두고 운영돼야 한다.
민원 담당자의 권익보호도 좋지만 자신들의 통화내용을 돌아보며 전화예절을 제고해 나갈 때 이 서비스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문명의 이기’가 자칫 민원인의 심리만 눌러 주민과 행정의 관계를 더 멀어지게 하는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

한   경   훈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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