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과 관련, 제주도가 우려했던 정치권 개입이 이뤄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문제를 놓고 여야간 공방이 이뤄지고 있는데다 4․15총선 막바지 선거 이슈로 급부상될 전망이다.

APEC정상회의는 현재 제주와 부산 등 두 도시가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문제를 놓고 제주도와 각계 각층은 청와대와 여야 각 정당, 외교통상부 등에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문제를 놓고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된다”는 건의문을 보낸바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부산시당과 열린우리당 부산시당이 영남표 득표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APEC정상회의 부산유치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제주지역 유치노력에 찬 바람을 끼얹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부산시당이 지난 2월 24일 APEC부산유치 공약은 제주도당이 주요 공약으로 내건 APEC제주유치와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표만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여기에 열린우리당 부산시당도 APEC 부산유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13일 선거일정과 상관없이 공동선거위원장단, APEC 유치실현위원회 등과 함께 외교통상부 등 관계부처와 중앙당 등을 방문, APEC부산유치를 강력히 건의키로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제주도선거대책본부 임기옥 공동위원장은 12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PEC유치와 관련 "한나라당은 부산과 제주 어느 쪽인지, 또 열린우리당은 제주 유치를 포기한 것인지 각 당의 분명한 입장과 답변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한나라당 부산시당에서 '2005년 APEC 부산 유치'를 공약했는데 이는 한나라당 제주도당에서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APEC 제주유치' 와 정면 배치된다"며 "한나라당 제주도당은 중앙당과 협의나 조율과정 없이 제주유치를 '당근 공약'으로 내세운 것인가, 아니면 제주와 부산 두 군데서 나눠 개최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임 위원장은 이어 "열린우리당 부산시당에서도 'APEC 정상회의·각료회의 부산 유치 총력'을 최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외교통상부 등 관계 부처와 중앙당 등 APEC 유치를 위해 사전 접촉이 있었음을 시사했다"면서 "이는 열린우리당 부산시당이 급변한 부산지역 판세를 되돌리기 위한 긴급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특히 "열린우리당 제주도당은 APEC 제주유치에 대해 일언반구가 없다"며 "중앙당 차원에서 부산총선 승리를 위해 아예 제주유치를 양보한 것인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12일 오후 제주를 방문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선대본부장은 이날 김효상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호와 안전성, 컨벤션센터 등 모든 면에서 제주가 적합지”라며 “표만을 의식해 이를 한나라와 열린우리당이 이슈화하는 것은 잘못이며 APEC은 제주에 유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제주도 홍원영 국제자유도시추진단장은 이와 관련 “정치적으로는 부산과 제주에서 출마하는 국회의원들이 이를 가지고 서로 유치하겠다고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선정위원회가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예정된 계획대로 일을 추진해 나가고 있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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