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승   익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강사)

대한항공은 1999년 10월에 국내선 항공요금을 17% 인상한 후 1년 3개월 만인 2001년 초에 12.1%를 인상한 바가 있는데, 금년 7월 16일부터 주중에 8%, 주말과 성수기에 13%를 인상하는 안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에 항공산업의 독과점에서 오는 폐해를 막고 지역주민의 뭍나들이 편의를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데, 근래에 와서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지역항공사의 설립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항공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자본금이 400억원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이 중에서 초기 설립자본금 50억원을 제주도가 투자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해에 지역항공사 설립 등에 관한 연구용역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설립출자금 50억원을 삭감한 바 있지만, 2004년 6월 30일 열린 제주도의회에서는 제주도가 50억원을 출자하는 것을 조건부로 승인하기로 결정하였다.

지역항공사의 설립은 무엇보다도 지역주민의 편의제공과 제주관광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이 우선시 되어야 하지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검토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항공사 운영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안전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제주지역 항공사에서 검토하고 있는 기종은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가 되어 안전성이 입증된 터보프롭 기종인 캐나다 봄바디어사의 Q400과 프랑스 ATR사의 ATR72 기종이라고 한다.

터보프롭 기종은 대형제트 항공기보다 측풍성능이 우수하기 때문에 제주도처럼 바람이 많은 지역에는 더욱 적합하다는 견해도 있지만 이에 대한 검증은 필요할 것이다.

둘째는 수익성의 확보문제인데, 제주도가 도입하고자 하는 항공기는 80인승 터보프롭 항공기이기 때문에 터보팬을 이용하는 현재의 대형 제트항공기에 비하여 고객당 연료소모량이 반밖에 소요되지 않고 운영비와 인건비에서도 비용을 낮추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있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객관적인 타당성 검토도 요구된다.

이 항공사의 설립을 위해서는 외국의 성공적인 사례를 벤치마킹함으로써 장래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극소화하여야 할 것이다.

외국의 경우는 대형항공기보다 작은 보통 100석 이하 규모의 중.소형 항공기로 600㎞ 이하의 단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지역항공사가 일반화되어 있다고 한다.

미국 100개사, 유럽 80개사, 일본 15개사, 중국 29개사, 대만과 인도네시아 각각 4개사, 필리핀 5개사 등이 이를 입증하여 주고 있다.

외국에 있는 지역항공사가 운영에 있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철저한 수익성 위주의 경영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경영기법을 보면, e티켓의 발매, 기내서비스의 유료화, 승무원의 기내 청소 담당, 승무원의 주부사원 채용에 의한 인건비 절감, 좌석배정없이 먼저 타는 사람이 편한 자리를 골라서 앉도록 하는 등 경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이러한 외국의 경영기법을 충분히 연구하고 실제에 적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제주지역 항공사는 도민의 편의와 제주관광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하여 70∼80인승 항공기 5대를 도입하여 제주도와 서울, 부산, 대구 노선에 하루 51회를 취항시켜 2500여명을 기존 항공요금의 70% 수준으로 수송함으로써 제주지역 발전에 기여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요즘 언론에 소개되는 내용을 보면, 지방정부 자체가 2년 동안이나 추진기획단을 운영하면서도 그 구체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데, 지역항공사는 지역주민과 지역총생산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제주관광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립해야 한다는 사실을 행정의 책임자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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