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비평가들은 그를 전쟁이 끝난 뒤 집에 돌아와 방황하는 제대군인으로 가장 적합한 배우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무명의 시절은 그렇게 긴 것은 아니었지만 이 세계적인 스타에게도 춥고 배고픈 시절이 있었다.

이 시기 그는 돈을 벌기위해 뒷골목에서 벌이는 로데오 경기에 참가했다가 코가 부러져 메부리코가 됐다. 그 메부리코가 더해주는 강렬한 카리스마, 특유의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어우러져 가장 개성있는 당대의 명배우를 창조해냈다. 그가 바로 지난 1일 영면(永眠)한 명배우 말론 브란드이다.

▶프란시스 코플라 감독은 그를 ‘대부’에 출연시키기 위해 삼고초려를 했다. 그는 자신의 볼 사이에 사탕을 널고 코플라 감독에게 불독 인상을 보여주며 “돈 콜레오네는 이런 인상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영화속에서 그런 볼에다 고양이를 항상 안아 다니며 머리를 쓰다듬는 마피아 패밀리의 두목 돈 꼴레오네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대부’ 명장면 중에 이런 일화가 있다. 돈 꼴레오네에게 한 이탈리아인이 부탁을 하려고 찾아온다.

연기도중 그 이탈리아인이 실수로 커피 잔을 떨어뜨려버렸다. 그는 “당신 너무 긴장했군, 진정해 그 일은 내가 알아서 하지”하며 씬을 계속 이어갔다 한다.

▶브란드는 우리의 일상 전체를 하나의 연기로 정의했다. “우리는 매일 연기를 하고 있다. 용돈을 타기위해 어머니 앞에서…선생님 앞에서도 거짓말을 하며…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도 연기를 하고 있다.

그렇게 매일 연기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연기는 아무나 하는 것이다”. 한 때 젊은의 우상이었던 제임스 딘은 브란드를 닮은 배우가 되려고 무지 노력했다. 딘은 브란드의 특유의 웅얼거리는 목소리까지 흉내를 내려고 애를 썼다. 이를 지켜보던 브란드는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너 자신이 되어야지”.

▶세계적인 한 스타의 죽음은 우리에게 영화에 대한 추억과 가십거리만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다. 한 인간의 파란만장한 삶과 함께 인생의 교훈까지 일러준다. 브란드는 갔지만 ‘대부’ 속 그의 분신 돈 꼴레오네가 오늘은 이렇게 웅얼거리는 것 같다. “모든 것은 연기다. 그러나 너 자신의 연기를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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