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정도의 청문회를 기대했던가. 개인의 선전장(宣傳場)이 돼 버린 정무부지사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는 우리의 심정은 착잡하다. 도대체 이 정도의 청문회를 가지려고 그동안 야단법석을 떨었던가.

물론 질문에 대답하는 한계성 때문임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질문과 답변 모두가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절대적으로 미흡했다.

준비 기간이 모자란 때문이기도 하지만, 질문도 원론적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으며, 답변도 듣기 거북하게 자기 자랑에 그쳤다. 그 어디에도 지역을 위해 진심으로 고뇌하는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청문회 시간을 2시간 30분으로 정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 개인의 자질을 검증하는 데 그 시간으로 충분하다고 보았는가.

청문회 내용도 본인이 제출한 자기 진술서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아무리 준비기간이 짧았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의 수준으로서는 개인의 자질을 제대로 검증할 수가 없다. 거짓 진술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참고인의 진술을 듣는 과정을 별도로 뒀어야 했다.

이번 청문회는 정돈적 의미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정도의 청문회라면 차라리 하지 않은 것이 낫다는 점이다.

물론 인사청문회에는 기대효과가 크다. 우선 그것은 지위에 합당한 인물을 선정하는 이점이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주민의 참여를 가능케 하여 참여자치를 실현하는 의미가 있다.

또한 흠결이 있는 사람을 골라낸다는 점에서, 부정부패 방지와 새로운 공직자 상(像)을 정립하는데 이바지한다.

그러나 아무리 그 취지가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이번처럼 그것이 형식적으로 실시될 경우, 그것은 임용권자에게 면책의 구실만을 줄뿐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청문회는 의욕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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