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김   계   홍

‘합종ㆍ연횡' 이란 말은 중국춘추시대에 170여 봉건국가들이 싸워서 통합한 끝에 ‘진ㆍ초ㆍ연ㆍ제ㆍ한ㆍ위ㆍ조' 일곱 나라로 나누어진 소위 전국칠웅(戰國七雄)이 자리잡게 된다.

이때 진나라는 다른 여섯 나라의 국력을 합친 것 보다 강한 나라였다. 이들 강ㆍ약 국가들이 서로 생존을 위하여 약한 나라는 뭉쳐야 살고 큰 나라는 나름대로 작은 나라와 연결, 그들이 뭉치는 것을 막아야 나라가 안전하기마련이었다.

이런 난세에 소진과 장의란 사람이 나타난다. 좋게 보면 지사(志士)이고 나쁘게 말하면 모사(謀士)이다. 이중 합종론에 탁견을 가진 자가 소진(BC317망)이요 연횡론(종횡론)에는 장의(BC 309졸)가 두각을 나타내었다.

소진은 능력이 있으나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헤매다 ‘연’나라 문후를 찾아가 6개 약소국이 뭉쳐야 ‘진’나라를 견제 살 수 있다는 합종론을 제기하여 왕의 공감을 얻는다.

그 결과 나머지 5개국을 순방하여 힘을 합쳐야 생존할 수 있음을 설복시키는 데 성공하자 그 공로로 공명과 부귀를 얻었다.

반면 장의는 진나라 혜문왕을 찾아가 연횡론을 제기 왕의 승낙을 얻어 6개국을 유세하면서 열국으로 하여금 ‘진’나라와 의사결정을 연결, 복종시키는데 성공을 거둔다.

이로 인한 공로로 공명을 누린데서 나온 말이다. 여기서 권모술수가 나오고 다른 나라의 재사(才士)나 모사꾼의 스카웃이 국가적으로 벌어졌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2,300여 년 전에 일어난 행태가 오늘에 와서도 이런 방법론이 정계에서 원용하고있다는 사실이다. 정권변동기나 당권확보나 선거를 앞두고 특히 많이 벌어진다.

여기엔 의리나 지조보다 이기(利己)에 초점을 맞춘다. 필요하면 기존의 어떤 질서나 희생도 무시한다. 6ㆍ5재ㆍ보선에서까지 광역 또는 기초단체장의 후보출마에도 유사한 행태가 벌어졌다.

정계에서 말하는 ‘해쳐ㆍ모여'도 같은 유형이다. 옛날에 한번 뿌려진 악의 씨는 잘 죽지를 않는 것 같다. 이런 행태는 더욱 확대ㆍ재생산되어 대ㆍ소 조직이 있는 곳에도 존재하는 것 같다. 가정에서도 이런 유형이 일어난다고 한다.

‘합종ㆍ연횡'의 진실은 국제외교에서 제대로 힘으로 사용되도록 외교력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야한다. 요사이 의학계열이나 법학계열만이 아닌 외교관양성을 위한 외교전문대학원설립도 같이 추진되어야할 급선 과제가 아닌가 본다.

이라크에서 다른 지역에서 외교력의 한계가 나타나서 하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강대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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