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가장 뚜렷한 특징의 하나는 ‘힘’이다. 사회조직에서 힘의 본질적 역할은 이해충돌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인간 공동체에서 좋아하는 것은 한정돼 있고, 그러다 보면 이해충돌은 필연적이다. 힘이 이런 충돌을 해결하는 수단이다. 그렇다고 폭력을 휘두르며 위협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갈브레이스는 힘을 사용하는 수단에 따라 3가지로 구분한다. 우선 강압적인 힘이다. 그것은 제재를 가하거나 협박함으로써 상대방의 복종을 끌어낸다. 다음은 보상적인 힘이다. 그것은 인센티브나 보상으로 순종을 끌어낸다. 또 다음은 조건부 힘이다.

그것은 설득과 교육을 통해 믿음을 변화시킴으로써 순종을 유도한다. 충돌을 해소하고, 이해관계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3종류의 힘을 적절히 조합하는 것이 바로 정치력이다.

▶힘의 관계는 권위의 위치에 대한 합의로 결정된다. 그러나 권위의 원래 의미는 ‘명령하는 힘’이 아니다. 그것은 ‘알고 행동하는데 필요한 굳건한 반석’이다. 무엇인가를 알고 싶을 때 권위있는 책을 찾고, 심각한 병에 걸렸을 때 그 분야에서 권위있는 의사를 찾는 것처럼.

 힘의 기원은 문화적으로 정의된 권위의 위치에 있다. 공동체는 갈등해소를 위해,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행동하는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권위에 의지한다. 진정한 권위는 다른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데 있다.

▶그러나 권위주의와 보편적 권위는 구분돼야 한다. 자기 주장을 어떤 권력이나 위광에 의하여 강압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권위주의다. 그러나 보편적 권위는 다르다. 그것은 누구나 두루 가지고 있는 위치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기다.

우리가 지역원로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도 그 보편적 권위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힘’은 설득과 믿음을 통해 발휘할 때 그 힘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