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 색깔로 말의 '병의 유무' 판단 가능

말을 사양함에 있어서 마구간(馬舍)을 짓는 일, 불을 깐다든지(거세), 코를 짼다든지 또는 병으로 인하여 침(針)이나 뜸을 놓는 경우 아무 날이나 하는 것이 아니라 간지(干支)에 따라서 좋고 나뿐 날이 있으므로 이를 따르는 것이 좋다.

■말을 기르데 있어 좋은 날(吉日)과 꺼리는 날(忌日)

마구간을 짓는 데 있어서는 오위(午位; 남쪽)는 좋지 않으며, 그 길일(吉日)은 간지(干支)로 보아서 정묘(丁卯), 경오(庚午), 갑신(甲申), 신묘(辛卯), 임진(壬辰), 경자(更子),임자(壬子)의 날이고, 좋지 않은 흉일(凶日)은 무인(戊寅), 경인(庚寅) 날이다.
집에 말을 새로 들여오는 좋은 날은 을해(乙亥), 기축(己丑), 을사(乙巳)일이고 좋지 않은 날은 무오(戊午)일이다.
말의 불까기와 코를 째기, 피를 빼거나 불로지지는 일을 금기하는 도침일(刀砧日)은 봄에는 해일(亥日),자일(子日)이고, 여름에는 인일(寅日),묘일(卯日)이며, 가을에는 사일(巳日),오일(午日)이고, 겨울에는 신일(申日),유일(酉日)이다.
혈기일(血忌日)은 흉신(凶神)의 날로서 화(禍)가 있다는 날이다. 계절은 도침일과 같으며 정월에는 축일(丑日), 2월은 미일(未日), 3월은 인일(寅日), 4월은 신일(申日), 5월은 묘일(卯日), 6월은 유일(酉日), 7월은 진일(辰日), 8월은 술일(戌日), 9월은 사일(巳日), 10월은 해일(亥日), 11월은 오일(午日), 12월은 자일(子日)이다.
혈지일(血支日)은 침이나 뜸을 놓는 것을 꺼리는 날로 정월(正月)은 축일(丑日), 2월은 인일(寅日), 3월은 묘일(卯日), 4월은 진일(辰日), 5월은 사일(巳日), 6월은 오일(午日), 7월은 미일(未日), 8월은 신일(申日), 9월은 유일(酉日),10월은 술일(戌日),11월은 해일(亥日), 12월은 자일(子日)이다.
마본명일(馬本命日)은 말의 병을 고치거나 침을 주거나 뜸뜨기에 좋지 않은 날이니 매월(每月)의 오일(午日)과 9월은 사일(巳日), 10월은 해일(亥日), 12월은 자일(子日)이다.

입의 색깔 살피는 것

겨울에는 신장이 왕성하니 입안 색깔이 선명하고 광택이 있고 윤이 나서 복숭아꽃과 같은 것은 편하고, 흰자는 병이 있고 붉은 것은 화평하고 누런 자는 살고 푸른 자는 위태롭고 검은 것은 죽게 된다.
사계절의 각 달에 비장이 겸하여 왕성한 날이 18일이니 첫째 입술에 응하고 다음에 혀에 응하는데, 선명함이 복숭아꽃 같은 것은 편하고, 푸른자는 병이 있고 흰자는 화평하고, 붉은 것은 살고 검은 것은 위태롭고 누런 것은 죽게 된다.
푸른색이 보이는 것은 병이 간장에 있고 푸른색이면서 색깔이 푸른 깃과 같은 것은 살고 푸르나 색깔이 푸르죽죽한 것은 죽게 된다.
적색이 보이는 자는 병이 심장에 있고, 붉기가 닭의 벼슬 같은 자는 살게 되나, 붉으나 어혈(瘀血)과 같으면 죽게 된다. 흰색이 보이는 자는 병이 허파에 있고 희기가 돼지기름 같으면 살고 썩은 뼈의 색깔이면 죽게 된다.
검은 색으로 보이는 자는 병이 신장에 있으며 검기가 까마귀와 같으면 살고, 숯 연기 같으면 죽게 된다. 누런색이 보이는 것은 병이 비장에 있으며 누르기가 게의 뱃바닥 같으면 살고, 황토색 같으면 죽게 된다.
무릇 동물의 빛깔과 맥을 살피려 할 때는 반드시 날씨가 맑고 온화한 날에 하며 먼저 동물을 말뚝에 매어서 가만히 세우고 호흡이 고르고 정신이 맑고 심장이 안정되거든 입의 색깔을 먼저 관찰하여야 한다. 경맥이 안정되고, 낙맥이 골라 기와 혈이 어지럽지 아니하거든 여섯 맥을 짚어야 한다. 어지럽게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든가, 날씨가 매우 덥고 춥든가 하면 음과 양이 거스러지고 막혀서 정신과 기가 혼침하게 됨으로 가히 색깔을 살피고 진맥을 하지 않음이 좋다.

말 병있는 노래

입에 비린 냄새가 나고 혀가 더럽고 얼굴색이 광채가 없으며 얼굴이 보통 때와 다르며, 코에서 고름이 나오고 계속해서 기침을 하고 가죽과 털이 초조해 보이고, 비쩍 여위었으며 머리를 낮추고 귀에 힘이 없으며, 정신이 없는 것 같고 사지가 피곤해 보이고 걸음이 늦으며 얼굴과 코가 붓고 양 눈을 감고 복부는 가늘고 허리를 구부리며 숨 쉬는 것이 약하면 이런 말은 항상 명이 짧으며 사황(師皇)이 오더라도 반드시 죽게 된다.

하늘이  내린 말이 세 가지 병

굽이 약하여 멀리 갈 수 없는 것이 첫째이고, 앞이 약해서 제대로 달리지 못하니 둘째이고, 뒤가 약해서 높은 곳에 오르지 못하니 셋째이다. 이 세 병은 태어나면서부터 있는 것이니 아무런 치료방법이 없다.

고치지 못하는 세 가지 위태로움

눈이 붓고 머리를 낮추고 색깔이 마른 뼈와 같은 것은 간장이 위태로우며 코로부터 피 고름이 흐르고 호흡소리가 톱질하는 것 같으면 허파가 위태로우며, 허리를 끌고 다리가 뻣뻣하고 몸이 여윈 것은 신이 위태로우며, 이 세 가지 위태로운 자는 아무런 치료방법이 없다.

말의 36가지 질병

앞다리는 땅을 끌고 창자가 부글거리는 소리가 나고 설사를 하는 말은 冷氣痛(냉통:자주 떨고 누어서 머리 돌려 뒤를 봄))이고 이빨을 갈고 머리를 아래로 떨어뜨리고 양 눈을 곧바로 보는 말은 心氣痛(심장)이고, 두 눈을 감고 어지러이 이리저리 날뛰는 말은 肝氣痛(간장)이고, 호흡이 고르지 않고 자주 땅에 눕는 말은 肺氣痛(폐장)이고, 입술을 위로 치켜 올려 웃는 것 같거나 고리를 사리고 허리를 구부리는 말은 脾氣痛(비장)이고 누웠다가 일러나려고 하나 허리가 일어나지 않은 말은 內腎痛(신장)이고 일어서서 움직이려고 하나 뒷다리를 옮기기 어려운 말은 外腎痛(방광과 요도)이고 움직이려고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다리가 막대같이 뻗뻗한 말은 濕氣痛이고 발을 올려 하늘로 향하고 가슴을 물어뜯는 말은 前結痛(대장의 앞쪽이 엉기어 막힘)이고 땅에 엎드려 가슴에다 다리를 모으고 호흡이 굵고 코를 벌름거리는 말은 中結痛(공장과 회장)이고 배가 불러서 팽만하고 배를 쳐다보면서 똥을 누우려고 하는 말은 後結痛(대장)이고 누우려고 하나 눕지 못하고 허리를 구부리고 땅을 긁는 말은 胞轉痛(장염전)이고 입안에 침이 흐르고 머리를 왼쪽으로 치우쳐서 비스듬히 보는 말은 膽氣痛(쓸개)이고 코로 똥물이 흘러나오고 머리를 오른쪽으로 치우쳐 보는 말은 胃氣痛(위확장:과식산)이고 누웠다가 일어나지 못하는 말은 간이나 신이 끊어진 말이니 이런 말은 고치지 못한다. 일어났다가 갑자기 들어 눕고 꼬리를 사리는 말은 小腸痛(벌렁 자빠져서 네다리를 편하게 펴지 못함)이고 누웠다가 급히 일어나며 일어날 때 꼬리를 빳빳이 하는 말은 大腸痛(배를 치켜들되 간간히 멈춤)이고 누워서는 꼼작하지 않고 네 다리를 길게 뻗고 있는 말은 板腸痛(대장변비)이고, 허리를 구부리고 항문이 툭 튀어나온 말은 廣腸痛(풍기산)이고 급히 일어났다가 급히 누우며 코와 머리가 거의 땅에 닿을 정도로 있는 말은 薑芽痛(강아통;사료를 먹은 후에 물을 많이 먹어 발생함)이고 허리를 구부리나 오줌이 나오지 아니하거나 오줌이 조금씩 떨어지는 말은 胞經痛(뇨도와 포경)이고 누웠다가 일어나지 못하고 일어나서는 벌벌떠는 말은 胡骨痛(신장쪽 요척추골)이다.
앞 다리와 뒷다리를 잘 못써서 꼭 고삐에 매인 말 같은 것은 五瓚痛(닷새가 되어도 잘 낫지 않는 병)이다.
그리고 네 다리를 비틀거리고 한번 누우면 일어나지 못하는 말은 筋骨痛이고, 혹은 물을 많이 먹어 냉기가 위를 상하거나 혹은 여윈 말이 찬 물을 너무 많이 먹거나 혹은 늙고 쇠약한 말이 오랫동안 찬 이슬을 맞거나 혹은 오랫동안  습한 곳에 누워 있을 때는 비와 위가 습기를 받아들여 음이 성하고 양이 약해져서 기혈이 순조롭지 못하여 배속이 통증(痛症)을 나타내고 이것으로 말미암아 병이 되는 것이다.
또는 더운 여름에 기승을 많이 하고 난 후에 배가 고파서 더운 사료와 풀을 먹으면 열이 몸 안에 쌓이게 되고 갈증이 있을 때 물을 과다하게 많이 먹으면 양기가 올라가지 못하고  탁음이 내려가지 못하여 뱃속이 통증을 나타내고 이것이 냉기와가 되는 것이다.
무릇 말의 병은 사료와 물이 과함으로 일어나게 됨으로 물과 사료는 제때에 먹이되 모든 것을 제대로 할 것이다.

((59)조선시대에 말에 다발한 소화기계 질병의 원인과 치료에서 계속)

장   덕    지 교수

제주산업정보대학 애완동물관리과(제주마문화연구소장/제주도문화재위원)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