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억 들여 건립 추진하는 제주도관광종합센터

도 관광종합센터 건립사업에 대해 '앞뒤를 재지 않은 사업추진'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해 도의회에 상정된 예산안이 예비비로 돌려질 만큼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뒤로 한 채 무려 다섯 배에 달하는 계획을 새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건립사업이 제주관광발전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협회 등 관광 관계자들을 겨냥한 사업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 관광산업을 효율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관광종합센터 건립은 관광 당국 및 관계자, 종사자들의 오랜 숙원 사업이자 도지사 선거 때마다 단골 공약으로 오를 만큼 해묵은 과제거리다.

최근 관광당국에 의해 추진되는 센터건립 예산은 무려 283억8000만원.
부지매입비만 해도 1500평에 평당 400만원씩을 산정 60억원에 이르는 등 244억8000만원이 하드웨어 부문에 들어간다.

5층 규모 3050평 규모 평당 가격을 잠정 계산해보더라도 800만원 이상으로 최근 고급 아파트 분양가마저 훨씬 넘는다.
당초 건립 취지의 주요 이유인 소프트웨어 사업은 39억원으로 총 투자비의 14%에 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업의 근거는 제주도가 제주대학교 관광과경영경제연구소에 용역 의뢰한 결과로 밝혀졌다.

용역결과인 '관광종합센터 구성 및 활용방안'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고 예상되는 관광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차별화된 관광상품 개발 및 관광서비스 수준 향상과 브랜드강화노력 필요를 사업배경으로 들고 있다.

바로 소프트웨어 분야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사업비의 대부분은 건물자체 건설비로 나타나 당초 사업추진 이유를 무색케 하는 실정이다.

이 용역 결과가 제시한 일부 수익사업 투자비용만 해도 향토음식 시연 체험관 400평 14억원, 전망대 회전레스토랑 400평 16억원, 특산품 전시판매장 400평 8억원 등 38억원으로 '소프트사업비'와 맞먹고 있다.

다시 말해 국비와 지방비로 관광센터를 지어 놓고 수익사업에 치중하겠다는 의도가 아닌가하는 대목이다.

관광종합정보센터 건립 필요성을 빌미로 관광협회 등 관광당국이 현실에 걸맞지 않은 목표를 설정, 관광발전이라는 '사슴'과 함께 관광센터마련이라는 '토끼'마저 놓쳐 버리는 결과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당초 3기 우근민도정은 관광회관의 건립을 약속했다.
도비 50억원과 관광협회 예산 10억원 등 60억원을 들이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도의회 정례회에서 교육관광위는 용역이 진행중이고 자체 부담금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관광센터 건립비 50억원을 예비비로 전환해 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처음 사업규모 대비 5배 가까운 국비 125억원, 지방비 159억원 등 283억5000만원이 소요된다는 용역결과가 제시됐으며 도 관광당국은 이 용역결과에만 의존 주위를 둘러보지 않은 채 사업 추진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관광협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협회측이 마련한 자체부담금은 현재 3억원에 지나지 않아 관광종합정보센터를 짓기 위해서는 국비확보와 지방비 지원이 사업성패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도의회가 문제 삼는 '자체 부담금 확보'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50억원도 현재로서는 '많다'라는 입장인 도의회가 지방비 159억원을 순순히 승인해줄는지 주목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도 관광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비 15억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기획예산처에서 30억원 추가 지원을 심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엇보다 국비, 지방비 확보가 문제"라고 밝혔다.

지나치게 높게 잡은 부지확보비용에 대해서는 "공항 인근지역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수익사업을 위해 내심 신제주 지역을 감안한 탓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관광협회의 한 관계자는 "사업추진에 따른 관광협회 몫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성금 모집 등을 통해 해결할 방침"이라며 "제주 관광을 위해서라도 관광종합정보센터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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