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 사료나 유기질 비료용으로 처리되어야 할 ‘폐사 넙캄가 식용으로 둔갑해 서울 등지의 특급호텔 등에서 유통돼 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지지난달 전국을 들끓게 했던 ‘쓰레기 만두’ 파동에 버금 할 충격적 사건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제주도민이나 제주의 넙치 양식업자들에게는 ‘마른하늘의 날벼락’같은 소식이다.
이용된 재료가 제주 산 폐사 양식 넙치이기 때문이다.

비록 몇몇 악덕 업자의 소행에 의한 것이지만 이는 제주의 청정이미지를 하루아침에 더럽힌 사건이며 253군데 제주도내 넙치 양식장을 불신의 늪으로 몰아넣어 경쟁력을 일거에 무너뜨린 최악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비료용 폐사 넙치 식용 유통’ 사건을 듣는 양식업계는 ‘죽을 맛’일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가격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양식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시점이다. 이처럼 어려운 때 이렇게 불미스런 사건이 터진 것은 ‘제주산 넙캄 유통에 또 한번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료용 넙치 식용 유통 사건’은 끝까지 추적하여 철저한 진상을 밝히고 연루자는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다.

2

사람의 먹거리를 갖고 장난치는 것은 사람의 목숨을 갖고 장난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폐사한 넙치는 그 바이러스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심각한 문제지만 이와 관계없이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도내 양식업계에서는 그래서 이를 개 사료나 양돈 등 축산사료 또는 유기질 비료용으로 처리해 왔다.

현재 도내 253군데 양식장에서 년간 1만5300여톤이 생산(2003년기준)되는 데 이중 500톤 가량이 바이러스등 에 의해 폐사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악덕 한두 가공업자가 이들 폐사 넙치를 무상으로 수거하여 살을 저미고 세척한 뒤 서울의 ‘6.3빌딩’ 특급호텔.대형마트등에 유통시켜 왔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파악된바 1만6천㎏가량 유통됐다.
그러나 유통물량이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비료용 또는 동물먹이용 등으로 처분해야 될 것이 사람의 먹거리로 둔갑 할 수 있느냐가 더 큰 문제다.

그것도 이른바 특급호텔 등 유명 고급매장에서 버젓하게 유통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3

여기에서 수산물 관리체계의 허술한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산등 각종 수입산 수산물과 양식수산물 자연상 등이 혼재되어 유통되고 있다.

그렇지만 원산지 표시등 관리지침은 있으나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유통수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아 수입산이 국산으로 바뀌고 사료용이 식용으로 둔갑하는 등에도 사실상 손을 쓸 수가 없다.

그러나 정상품 출하과정의 정상적인 안정성 검사보다는 이번 사건처럼 비상품의 불법 유통구조가 더 큰 문제다.

동물사료 또는 비료용의 비정상적인 불법 먹거리가 서울의 특급호텔.대형마트등 고급 소비처에서 버젓이 유통될 수 있었다는 것은 이들 소비처의 먹거리 안정성 검사등에도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폐사 넙치의 수거에서 소비 처까지의 유통과정을 철저히 조사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불법과 악덕을 철저히 뿌리뽑아야 한다.

이와함께 도내 양식업자들도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자기관리와 폐사 넙치의 관리와 처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