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인생을 살려면 때때로 혼자만의 시간으로 지나온 자신과 앞으로의 자신의 모습을 조명해 보아야 하듯, 올바른 지역사회를 건설하려면 미래에 서서 지금의 오늘을 돌이켜 보아야 한다.

지금부터 20년 내지 30년 앞에 서서 제주를 보면 어떨까? 어떠한 시대적 과제를 가지고 고뇌하고 투쟁하는 시대로 보일 것인가? 지난 50년간 우리제주는 참으로 숨 가쁘게 달려 왔다. 40~50년대의 건국시대에서는 우리제주는 우리나라의 변방에서도 변방이었다.

사람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고 소 말을 낳으면 제주로 보내라는 속담이 생길 정도였다. 그리고 4.3사건으로 이념 없는 순박한 우리선조들은 항의 한번 못해보고 재판절차 없이 이념 전쟁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리고 60년대, 70년대의 ‘산업화의 시대’에는 제주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중앙정부의 지원으로 5.16 도로가 개통되고 봉천수(빗물) 음료도 수도로 빨리 교체 되었고, 전기도 특선, 일반선(밤12까지만 사용할 수 있는 전기)하던 과거의 실정을 많이 발전시켰다.

또한 당시는 시대적 운이 제주를 도왔다고 할 수 있다. 당시에는 관세장벽으로 외국 농산물이 수입이 안 되던 시대였다. 감귤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 갈수 없어서 생산만하면 좋은 가격으로 판매가 되었다. 그래서 감귤나무 한 그루로 자녀를 대학까지 보낼 수 있다고 해서 대학나무라고 하는 말까지 생겼다.

그리고 관광도 당시는 일반 내국인은 외국여행이 금지 되고 있어서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지나는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은 유일하게 제주였다. 그래서 관광업도 자동적으로 잘되었다. 그래서 제주는 80년대 초에는 지역소득(G R D P)이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1위였던 시대다.

그리고 80년대 후반기~ 2000년대까지 ‘민주화의 시대’를 살아 왔다. 민선시대에는 편 가르기라는 우여 곡절도 있었으나 우리는 민주화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지역경제는 세계화, 민주화에 밀려 과거의 지역소득 상위권에서 하위권으로 밀려졌다. 지금 제주는 국제자유도시 틀을 완성하고 새로운 도약으로 출발하고 있다. 선진화냐, 몰락이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그 운명은 앞으로 10년이면 판가름이 될 것이다. 앞으로 21세기 우리 지역의 과제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모든 분야에서 명실 공히 1인당소득이 3만 불이 넘는 선진화된 국제 자유도시 건설일 것이다. 그런데 이 선진화라는 시대적 공동과제 앞에서 오늘의 제주는 분열과 갈등, 혼돈과 좌절로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왜 흔들리고 있는 것일까? 두 가지의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우리제주에 개발과 보전이라는 가치의 충돌 이다. 환경과 개발은 모두 인간의 복지를 위한 것이다. 서로보완적인 관계다. 이 가치충돌문제는 균형감, 합리성, 이성적으로 생명이 생존에 적합한 지속가능한 개발에 포커스를 맞추어야한다. 다른 하나는 도민 통합세력이 약해서 그렇다. 도민들을 힘을 모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문화재나 골동품들은 한데 모아야 가치가 있다. 동물도 한데 모아야 동물원을 만들 수 있다. 사람도 한데 모아서 합리적으로 힘을 내어야 큰 파워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 세상에 독불장군이란 없다. 그리고 자신의 판단이 꼭 맞는다고 할 수없다. 모든 판단은 검증이 꼭 필요한 것이다. 지도자는 주민들에게 너무 맹신만 해서도 안 된다.

주민들은 자신의 이익을 우선 챙기기 때문이다. 이제 국제 자유도시를 통해 제주 지역의 장점과 제주도민의 장점을 합해서 ‘1석5조’가 아닌‘1석10조’의 개념으로 하나 더하기 하나가 열이 아니라 50만도민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몰락되면 우리와 경쟁상대에 있는 국내외 도시들이 기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면 우리는 천추의 한을 남기고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농민, 상인, 기업인, 지방정부는 모두 공동운명체다. 파산되면 같이 죽는다.

김   찬   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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