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 제주도당은 더 이상 ‘한나라 당’이 아닌 것 같다. ‘두 나라 당’이 되어가고 있다는 얘기 외다. 만약 한나라 당 제주도당이 현재까지도 ‘두 나라 당’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불감증’이다.

두 나라 당인 이유 중 일부를 예시하면 이러하다. 첫째, 특별자치도 의회의장 자리를 놓고 개원(開院)도 하기 전에 같은 당 소속원 끼리 폭행을 저질렀다는 점이다. 다른 당과의 폭력 충돌도 삼가야 할 일이거늘, 하물며 한 솥 밥 식구끼리 치고 받고 했다면 그거야 ‘둘’이지 ‘하나’가 아니지 않은가. 둘째, 한나라 당 제주도당이 전 국민의 주시 속에 첫 제주특별자치도 의회를 개원하던 날, 바로 그 ‘걸 기대(乞期待)를 져버리고 도의회를 두 동강나게 만들었으니 이 또한 ‘하나’로의 지향이 아니라 ‘둘’로의 지향이다. 아무리 한나라 당이 의회 다수당이라 하더라도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을 독식하다시피 하겠다면 그에 응할 제2당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상대 당-무소속 의원들이 총 불참한 가운데 저들 멋대로 특별자치도 의회 개원 첫 날부터 ‘1당 의회’를 열어 의장-부의장, 장구 치고 북 치고 했으니 이건 ‘두 나라 당’ 이전에 도민 우롱이다. 셋째,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구형까지 떨어진 한나라 당 소속 도의원들에게 상임위원장 등 요직을 맡긴 것도 의회의원간의 화합을 저해하는 처사다. 넷째, 한나라 당 소속 신진 도의원 당선자들이 제주도당 위원장 자리를 둘러싸고 그 동안 당을 육성해 온 선배 정치인 배척 운동을 벌였으니 그 이유가 옳든 그르든 간에 당을 두 조각 내기에 앞서 도덕성이 결여된 행동거지다. 다섯째, 한나라 당 제주도당은 스스로 최근의 제 몰골을 거울에 비춰 보라. 위원장 버금가는 고위 당직자는 물론, 소속 도의원-도의원 낙선자 등 4명이 당 공천과 관련, 줄줄이 사직 당국에 입건 됐는가 하면, 당비 대납 사건까지 터져 세상을 시끄럽게 한 바도 있다. 공천에 불만을 품은 탈당 파들이 당연히 있게 마련이니, 이 어찌 두 나라 당이 아니라 한나라 당이겠는가. 여섯째, 5.31선거 때 당선된 김태환 지사를 한나라 당에 그냥 두었다면 아무 고생 없이 승리를 했을 텐데, 외부 영입이라는 미명아래 제3자를 후보로 내세워 패배하고 말았다. 심지어 당원까지 양분하는 결과를 빚었으니 ‘세 나라 당’이 안 된 것만도 다행이다.

우리는 진실로 한나라 당을 위해 고언(苦言)한다. 한나라 당이 현재 국민지지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잘해서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멀쩡하게 자신을 당선시킨 당을 깨뜨려버리고 만든 열린우리당이 너무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한나라 당을 선택하고 있을 뿐이다. 혹시 정당다운 정당이 출현해 보라. 민심이 어디로 가겠는가. 한나라 당은 지금 스스로 도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도취한 나머지 민주당을 박살 내고 새 당을 창당했으나 5.31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사실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한나라 당은 지난 5.31선거에서 압승 중의 압승을 거두었다고 해서 결코 자만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유권자들이 차선책도 아닌, 차차선책(次次善策)을 택한 것뿐이지 최선책을 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차 떼기 당’ ‘공천 헌금 당’이라는 전설 같은 스토리를 잊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면 큰 오산이다. 진정으로 한나라 당 제주도당은 두 나라 당이 아닌 한나라 당으로 거듭 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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