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철만 되면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전력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더욱이 이상고온이나 열대야 현상이 지속될 경우 전력소비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여름철에 합리적인 전기사용 계획없이 냉방용품을 가정에서 무작정 사용할경우 전기요금 청구서를 받아본 고객들은 예상치 못한 과중한 전기요금에 펄쩍뛰며 한전에 이의를 제기하고, 전력을 많이 사용 할수록 높은 단가를 적용하는 주택용 누진요금 제도의 특성으로 인하여 전기요금 부담이 불가피함을 설명하느라 담당직원이 진땀을 흘리는 모습은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현상이다. 여름철의 전기 과소비를 줄여 가계부담도 덜고, 짜증스런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보자.

여름철 전기요금 과다 발생의 주범은 에어컨이라 할 수 있다. 가정용 에어컨 1대를 켰을 때 소비되는 전력은 선풍기를 20~30대를 켰을 때와 맞먹는다. 이렇게 전력소모량이 많은 에어컨은 사용시간과 냉방온도만 조절하면 절전이 가능하다. 냉방온도를 1℃ 낮추면 전력소모는 7%씩 늘어나고, 실내온도와 외부온도 차가 5℃이상이 될 경우 두통, 무기력증 등을 동반한 냉방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내의 적정온도는 26℃~28℃가 적정하다고 하는데 이때 에어컨을 약하게 하고 선풍기를 함께 틀면 더 시원한 느낌이 들고 전기를 절약할 수 있으며, 에어컨 필터를 2주일에 한번정도 청소를 하여 먼지를 제거하면 5% 정도의 절전효과를 볼 수 있다. 선풍기의 경우 강·중·약 단계 조절에 따라 전력소모량이 10W 정도 차이가 난다. 선풍기를 약하게 틀어놓으면 강풍에 비해 30% 정도 전력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선풍기는 창문을 등지고 켜두는 것이 가장 시원하다. 선풍기 바람이 자연통풍과 일치될 때 풍속에 가속이 붙게 되기 때문이다. 냉장고의 내부 온도를 조절해 전기를 절약하는 방법도 있다. 여름엔 5∼6℃, 봄·가을엔 3∼4℃, 겨울엔 1∼2℃가 적정 냉장온도다. 냉장고의 경우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구입하면 5등급 제품에 비해 30∼45%의 에너지가 절약된다.

전력소비량이 큰 구형 냉장고는 교체하는 것이 좋다. 최근 삶음과 건조기능을 갖춘 드럼형 세탁기 보급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추세인데 드럼형 세탁기는 고온세탁을 하기 때문에 표준온도인 60℃로 세탁하는 경우 전기사용량은 일반 세탁기의 9배에 달한다. 따라서 세탁물은 섬유의 종류, 색깔 등으로 분류해 1회 세탁 분량만큼 모아서 세탁하면 물과 세제,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다.

컴퓨터를 한 시간 꺼놓을 경우 17인치 모니터(소비전력 90W) 기준으로 모니터와 본체를 합쳐 100Wh의 절전이 가능하다. 따라서 10분 이상 사용하지 않을 때는 꺼두는 것이 좋다. 프린터, 스피커 등 부속기기는 사용할 때만 전원을 켜두는 것도 지혜로운 절약방법이다. 무더운 여름을 나기 위해 삼베옷에 죽부인을 즐겨 애용하던 옛 선조들의 지혜를 곱씹어보며 가정,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되도록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여 봄이 어떨까?

유   인   택 (한전 서귀포지점 수요관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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