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 관광문화스포츠국 문화예술과(課)의 서귀포 이전(移轉) 철수 배경이 날이 갈수록 더욱 괴이(怪異)하다. 당초 문화예술과 직원들이 이삿짐을 싸고 서귀포로 갔다가 이틀만에 다시 철수 보따리를 쌌을 때는 그 이면에 문화예술단체가 작용했지 않나 하는 추측들이 나돌았었다. 그런데 엊그제부터는 문화예술과 철수에는 특정 종교의 입김이 작용했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관광문화스포츠국 소속 5개과를 서귀포로 이전한 것은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원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첫 걸음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다소의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실행했던 것인데, 이게 불과 이틀만에 뒤집어 졌으니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소문과 달리 ‘2일만의 철수’가 제주도 스스로 저지른 시행착오인지도 모르지만, 그게 아니라 시정(市井)에 떠도는 얘기처럼 특정 종교단체이거나 아니면 문화예술단체의 입김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제주도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인 산 남-북 지역간 균형 발전 사업이 종교 단체든, 문화예술단체든, 또한 그 외의 어떤 사화단체든, 그들에 의해 방해를 받고 이미 결정된 사업이 단시일 내에 번복이 된다면 앞으로 산적해 있는 어려운 균형발전 사업들이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서는 누가 ‘2일만의 철수’에 개입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제주도 당국은 스스로 저지른 일인지, 특정 종교계가 개입했는지, 아니면 문화예술단체의 입김인지를 분명하게 하루 속히 밝혀야 한다. 특히 그것을 밝히는 일은 관광문화스포츠국 국장이 맡아야 한다. 직접 담당 국장이므로 누구보다도 내용을 잘 알 것이다. 그래야 근거 없는 얘기로 입방아에 올랐던 단체들도 오해를 풀 것이 아닌가. 더구나 만에 하나 특정 종교단체가 저지른 일이라면 종교인의 양심을 걸고 다른 종교의 명예를 위해서 이실직고 해야 옳다. 과거 군사 독재 시절 이륙하려는 여객기를 멈추게 한 사나이가 있었다고 한다. 산북의 행정기구를 산 남으로 옮겼는데, 그것을 2일만에 다시 산 북으로 되돌리게 한 힘이라면 그것은 비행기를 멈추게 한 이상의 힘이요, 특별자치도 지사보다도 세다. 특별자치도가 제대로 가려면 균형 발전을 저해하는 그 잘못 된 힘의 소유자를 도민 앞에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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