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호 태풍 ‘에위니아’가 지난 10일 제주도를 강타하고 지나갔다. ‘에위니아’가 지나가자 이번에는 제4호 태풍 ‘빌리스’가 괌 서쪽 1천km 해상에서 발생, 서북서진(西北西進)하고 있는 모양이다. 기상청의 예보로는 ‘빌리스’가 13#일 대만쪽으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한다. 바야흐로 태풍 철이다. 4호 태풍이 지나가면 제5호 태풍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모른다. 그리고 6호 7호 태풍들도 계속 발생할 것이다. 그래서 태풍의 길목에 사는 제주도민들은 매우 괴롭다. 그런데 요즘 제주도민들은 일련 번호가 없는 변종(變種) ‘호외태풍(號外颱風)’으로 겹치기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 미국 대륙에서 발생, 태평양을 건너 우리 나라에 상륙한 한-미 FTA 태풍이 그것이다. 이 ‘호외 태풍’에는 기상대도 없고 예보관도 없다. 오로지 농민들의 육감으로만 피해 정도를 예측할 뿐이다. 비록 1차 협상문을 알려 주거나 대책을 말해 주는 기상 예보관은 없지만 감귤을 포함한 농작물 피해가 엄청날 것이란 것이 농민들의 육감적 예측이다. 육감이니 대책도 헷갈린다. 감귤을 협상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민감품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아무리 기상대도, 예보관도 없는 ‘호외 태풍’이지만 뒷짐지듯 우왕좌왕하는 특별자치도의 정치인-행정인들이 한심하다. 한-미 FTA 태풍이 최악의 괴력으로 강타할 때 감귤 등 제주 1차산업은 도산하고 만다. 그 피해는 사라호 태풍과도 비교 할 수 없는 사상 최악이 될 터이다. 농민들이 극한 투쟁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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