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민의식으로 세계인들을 불러들여 선진 도시로 만들 수 있을까?
제주는 거리가 깨끗한 것만 보면 국내 다른 도시와 비교 안되게 우수하다. 제주사람들은 부지런하고 깨끗하다는 인상을 강렬하게 느끼게 한다. 다른 도시인들이 이런 평가를 제주사람들에게 해 줄 땐 어깨가 으쓱 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스스로 마음속을 드려다 보면  ‘아니올시다’다.
그 대표적인 곳이 탑동이다. 시원한 바다가 바로 거기에 있고 밤이면 한라산에서 불어오는 산바람은 한낮의 더운 감각을 말끔히 씻어준다.“ 아! 이 맑은 공기!” 시원한 바다 위에 휘황한 고기잡이 어선들의 불빛, 그것을 바라보며 산책에 나선  관광객들은 주변 슈퍼에서 오징어 몇 마리 소주 맥주 몇 병 사들고 깨끗이 단장해놓은 바닥에 풀썩 주저앉아 한잔 쭉 빠는 기분 은 관광 여정 뿐 아니라 제주인 들에게도 최고의 휴식이다.

그런 밤이 지난 뒤 새벽 산책에 나선 사람들은 그곳에서 지난밤 술에 취해 나뒹굴고 있는 빈 병과 캔 비닐 종이컵 신문지 등의 쓰레기를 보면 ‘제주도 별것 아닌 쓰레기 도시구나’ 라며 실망한다.

▶골목마다 내주차장같이 남의 집 앞에 밤새 주차하였다가 떠난 자리엔 담배꽁초와 구겨진 휴지뭉치가 자동차 밑에 수북히 쌓인다.  그것들이  바람에 날려 길은 온통 쓰레기 판이 되어버린다.  대낮  최고급 승용차에서 멀쩡한 신사가 차창을 열고 담배꽁초를 멋지게(?) 튕기곤 유유히 차창을 내린다. 때론 벗긴 과일 껍질을 차창 밖으로 던진다.

모두 자기를 스스로 쓰레기로 만들어 던져 버리는 현장들이다. 이런 행위가 어떤 것인지 모르고 하는 파렴치다.

오래 전 제주사람들은 아침마다 이웃들이 모두 나서 집 앞을 쓸어내며 “어젯밤엔 바람도 많이 불었저이,” 라며 정겨운 인사말로 아침을 열고 오순도순 정겨운 정감이 마을길을 굴러다녔다.

지금은 자기 집 앞도 쓰는 사람이 없다. 시청에서 고용한 사람들이 쓸어주기를 기다린다.
▶매일 새벽 4시, 모든 시민이 새벽잠에 빠져 있을 때 시민들의 버린 양심을 주어 담으며새벽을 여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고마움을 생각하고 이들이야말로 제주의 체면을 지켜주는 최고의 봉사자이고 역군들이란 생각을 한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취임사에서“정부가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생각하지말고 국민들이 나라와 나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자”고한 명언이 지금 우리에겐 더욱 절실하다. 시민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다 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때다.

[신   상   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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