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고등학교의 전신은 한림여자고등학교이다. 한림여자고등학교가 설립된 배경에는 지역주민들의 애향심과 여성교육에 대한 의지가 깃들어 있었다.

한림 지역에도 제주시 지역과 마찬가지로 여성 담당 교육 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지역주민들의 소망이 실현되어 1963년 12월 27일 보통과 3학급 설립인가를 받고 이듬해인 1964년 3월 9일 한림여자고등학교가 개교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림여자고등학교는 제주시내의 신성여자고등학교나 제주여자고등학교와 달리 일반계 여자고등학교로 성장하는데 지역적인 교육여건이 맞지 않았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교육 역시 소망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학교, 학생, 교사, 학부모와 지역 주민의 지역 학교에 대한 관심, 정부의 재정 지원, 시대상황 등 제반여건이 따라줘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한림여고의 설립 취지는 관내 여학생들이 제주시로 진출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고 부모 곁에서 일반계 고등학교를 마칠 수 있게 하여 지역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 내겠다는 기대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당시 시대상황이 경제발전을 위해 실업 교육을 매우 강조하고 있었던 때라 1970년 3월 1일 학칙 변경과 함께 보통과가 폐과되고 가정과 3학급을 신설하여 한림여자실업고등학교로 전환시켜야 했다. 한림여자실업고등학교는 1983년 일반계와 실업계의 종합고인 한림종합고등학교로 인가받기 까지 13년간 유지되었다.

1980년대는 우리사회가 산업사회로 급속도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대학을 나와야 직업보장이 어느 정도 가능하게 되었다.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의 열망은 실업교육만으로는 충족시킬 수 없었기에 한림여자실업고등학교의 운명은 종합고등학교란 또 다른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시대상황에 코드를 맞추는 작업으로 1983년부터 일반계와 실업계 교육을 종합시키기 위한 한림종합고등학교로 변경 인가받아 보통과 6학급(남녀 각각 3학급), 상업과 6학급(남녀 각각 3학급)인 12학급 규모로 학급수를 늘리게 되었다.

이때부터 남학생을 받아들여 남녀공학이 되었고 일반계 고등학교로의 전환을 시도하게 된다. 1985년 9월 1일, 한림여자중학교에서 분리하여 한림종합고등학교는 현재의 위치인 옹포리 777번지상에 부지를 구입하고 신축교사를 마련하여 옮김으로써 일반계 고등학교로서의 기틀을 다지기 시작했다.

▲일반계 고등학교인가와 학교의 발전 40여 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한림고등학교는 농·어촌 지역이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대에 부응하고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고자 숱한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한림여자고등학교의 설립에서부터 한림여자실업고등학교, 한림종합고등학교, 한림고등학교로의 교명 변경이 이를 잘 입증해 주고 있다.

한림종합고등학교의 전신인 한림여자고등학교는 한림여중과 병설로 한 울타리에서 설립되어 운영해 왔기 때문에 한림종합고등학교로 남녀공학이 되면서 더 한층 불편이 가중되어 당장 학교이설 문제가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학교이설을 위해 재일교포와 지역유지들이 성금을 모아 부지를 매입하고 교육청의 지원으로 신축교사를 마련하게 되었다.

학교가 자리 잡은 곳은 속칭‘난의 동산’으로 원래 빌레터여서 운동장 등이 전부 자갈밭이었으나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400여차분의 흙으로 교정을 덮고 다듬어서 지금의 아름다운 학교로 만들어 놓았다.

현재 난의 동산에는 그 당시 부지 매입에 공헌한 분들을 위해 세운 송공비가 세워져있다. 1989년 8월 28일 한림종합고등학교는 일반계 18학급의 인가를 받아내어 한림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꿔달고 새 출발을 하면서 학교발전의 기틀을 다지게 된다.

지성역행(至誠力行)의 교훈 속에 발전을 거듭하여 2001년 체육관 건립되면서 제반 학교 시설을 갖춘 명실상부한 서부지역 인문계 고등학교로서의 규모를 갖추어 놓았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농‘어촌 지역 자율시범학교(일반계 고등학교)운영하여 교육 여건 개선에 힘을 기울인 성과로 2004년 전국100대 교육과정 최우수학교에 선정되어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아내기도 하였다.

한림고등학교는 2005년 3월 1일 제20대 교장으로 현경삼 선생이 취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2006년 2월 제40회 졸업생을 포함하여 6,666명의 졸업동문을 배출하였다.

▲우수한 교육환경 한림고등학교는 제주시를 중심으로 서부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학구 구성은 애월읍, 한림읍, 한경면과 제주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북쪽과 서쪽은 바다와 비양도에 접해 있고, 동남쪽으로는 멀리 한라산이 솟아 있으며, 남쪽으로는 드넓은 이시돌 목장이 자리하고 있다.

학교의 동쪽으로는 조선시대의 호국충정이 서려있는 명월진성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아래로‘가명물’이 있어 예로부터 곡식이 잘되고 물 좋은 곳으로 양조업이 발달했던 곳이다. 인근에는 한림공원, 분재예술원, 협재해수욕장, 곽지해수욕장, 수월봉, 항몽유적지 등이 인접해 있다.

이러한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문화 유적을 배경으로 세워진 한림고등학교는 21세기 제주가 국제 자유도시를 선도할 수 있는 인재양성을 위한 지리적 문화적 특성이 우수한 교육환경의 최적지임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강   선   종 (기획실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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