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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도의회와 도의원들의 행동거지를 지켜보는 도민들의 눈이 곱지가 않다.
제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되고 뻣뻣하고 오만한 행태가 엿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한 달 여전만 해도 90도로 머리 조아리면서 당선만 시켜주면 온 몸과 맘을 다해 도민의 심부름꾼으로서, 도민의 머슴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애걸복걸 표를 구걸하던 사람들이 "언제 그랬냐"는 식이다.
8대 첫 도의회 회기가 고작 나흘인데도 그렇다. 이런 행태로 앞으로 4년간의 의정활동을 전개한다면 이는 도민의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번 제주특별자치도 도의회와 도의원들에 대한 도민적 기대는 매우 높았다.
행정계층구조의 단일화로 시군의회가 폐지돼 도의원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도민들은 그래서 도의원들이 이른바 '명정(銘旌)거리거나 허세 부리기 수단이 아니고 도민들을 위해, 제주발전을 위해, 어떻게 봉사하며 도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느냐는 등 부단히 고민하고 노력하고 공부하는 도의원 상을 그려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하는 꼬락서니들을 보면 싹이 노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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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도의원으로서의 자질을 키우고 향후 4년의 의정 활동에 대한 철학과 비전을 엮어내기 보다 제 욕심만 채우려 안달을 피우고 있어서다.
등원 전부터 감투싸움에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보이며 도민을 실망시키더니 이어서 자기들의 독방을 차지하기 위해 사무실 배치안을 만들어 확정했다.
제주도는 특별자치도의원수가 기존의 광역의원수의 배가 넘어서 현재의 도의회 청사가 비좁자 임시로 상임위별로 의원실을 공동 사용토록 할 방침이었다.
앞으로 7개월후 조달청 청사가 비면 거기에 의원 개인사무실을 마련하는 등의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7개월을 못 참아 특별자치도 의원들은 개인사무실 확보에 고집을 피웠고 이들의 성화에 못 견딘 집행부는 기존의회 청사와 교육위원회 청사, 그리고 옛 북제주군 청사를 임시 의원 사무실 등으로 배치키고 했다.
고작 7개월간 사용할 이 의원들 사무실 정비 등에 2옥7천만원의 혈세를 낭비하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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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거액을 들여 정비된 의원들의 사무실은 7개월후 조달청 청사에 다시 수리하여 배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때도 사무실 정비 등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 갈 수밖에 없다. 모두 더민의 피땀어린 세금 낭비다.
사무실을 공동 사용하면 의정 활동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도민 혈세를 낭비하는 도의원들에게 보내는 도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가 없다.
공동으로 사무실을 사용하면 도정 현안에 대한 토론이나 자료공유.공동관심사에 대한 정보교환 등 순기능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독방'에만 눈독을 들이는 것은 오만한 권위적 발상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 있다. 태풍 '에위니아' 피해 뒤처리와 통합 행정에 따른 업무조정 등 눈코 뜰새없이 바쁜 통합 행정시를 방문하여 법적 근거도 없는 각 상임위별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일선행정을 길들이기 위한 권위주의적 행태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물론 도의원들이 시정업무를 파악하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도의원들의 시정업무 보고 청취는 업무파악이라기 보다 고압적 자세로 지역구 챙기기에 혈안이 됐다는 데서 도민들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도민이익이나 제주발전을 위한 역할,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 강화노력 보다는 제 욕심만 채우려는 자질 미비 도의원들은 필요 없다"는 도민들의 격앙에 귀기울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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