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하반기에 대중교통요금을 대폭 올릴 모양이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최근 한 방송프로에 출연, 그러한 뜻을 내 비쳤다니 말이다. 그렇지 않아도 건설교통부 당국은 이미 철도 7.2%, 시외버스 18%, 고속버스 8%의 요금 인상을 재경부에 요구해 놓은 터라, 발표 시기만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아직은 요금 인상 요구 단계일 뿐, 승인이 난 것은 아니다. 정부가 필요하다면 요금 인상을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다음 해로 미룰 수 있는 문제이다. 우리는 꼭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 사실 우리도 대중교통요금의 인상 필요성을 모르는 바 아니다. 요금을 인상했던 때가 꽤 오래 된데다, 연료비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교통업체들의 경영 악화를 충분히 짐작 한다. 하지만 그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해만큼은 대중교통요금을 올려서는 안될 해이다. 지금 전국 곳곳에서는 수해로 인해 난리가 났다. 이재민들은 완전히 실의에 뻐져 삶의 의욕을 잃고 있다. 이러한 때에 심술부리듯 철도-시외-고속버스료를 올리고 그 여파로 덩달아 다른 교통요금과 물가들이 오른다면 수재민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주는 일이 된다. 정부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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