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 반환된 미군기지 중 대정읍 모슬봉 맥냅기지 일대 지하수 및 토양오염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 됐다. 환경부가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기지 내 오염도는 당장 치유가 필요한 수준이며 주변 지하수에는 기름 띠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오염도는 시가지가 형성된 인근 모슬포 시내의 토양이나 지하수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도는 이 같은 환경오염 문제가 제기되자 국방부와 공군에 환경조사를 공식 요청했고 제주도 보건환경 연구원은 1일 기지내 환경오염여부 측정 조사에 착수하려 했었다. 그러나 기지 내 군 관계자들에 의해 조사가 거부됐다. 상부의 특별지시가 없어 현장 조사를 금지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군은 명령 계통이 있고 군사작전이나 군사기밀에 관한 사항으로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외부 연구기관의 조사를 거부할 수는 있다. 그러나 모슬봉 맥냅기지 오염문제는 이미 공개된 상태이고 인근지역 주민의 삶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해 이에 대한 치유가 시급한 현안이다. 그렇기 때문에 군은 인근주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오히려 앞장서 오염도 측정 등에 협조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상부지시가 없다면서 조사를 거부한 것은 너무 경직된 대민 자세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렇지 않아도 해군기지 건설 등 군시설 건설과 관련한 찬반 논란이 격렬한 때다. 모슬봉 맥냅기지 오염측정 거부 등 군의 경직된 사고가 해군기지 건설 반대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지도 모른다. 따라서 모슬봉 기지 토양 및 지하수 오염조사 활동을 보장해서 군의 경직성을 해소하는 기회로 활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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