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해양박물관’은 제주도(濟州島)가 최적지다. 현재 후보지로 떠오른 곳은 제주 이외에 부산과 여수 등 모두 3곳인데 제각각 장점을 부각시키면서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모양이다. 해양수산부는 후보지들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 끝나면 올해 말까지 최종 입지(立地)를 확정할 예정이라는 데, 아마도 2007년쯤에는 사업에 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박물관 후보지의 타당성 기준 가운데 가장 비중을 크게 두는 것이 경제성인 모양이다. 이는 좀 잘못 된 감이 없지 않다. 글자 그대로 ‘바다(海洋) 박물관’이라면 응당 수산자원 등 바다환경을 가장 중요시해야 하고, 그에 따라 입지를 선택해야 한다. 경제성을 따지려면 어렵게 생각할 게 없다. 차라리 서울 가까운 인천에 해양박물관을 설립하면 가장 돈벌이가 잘 될게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부산-여수 등이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역시 바다와 접해 있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다면 사면이 청정 바다로 둘러싸인 데다, 어패류-산호초 등 수산자원이 풍부한 제주도(濟州島)야말로 적지 중의 최고 적지가 아니겠는가. 이뿐이 아니다. 특별자치도며 국제자유도시이고 세계적 관광지이다. 전 세계인들이 한국에서 가장 찾고 싶어하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제주도인 것이다. 만약 단점이 있다면 국회의원 수와 큰 힘 가진 권력자가 매우 적고, 내년 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의 표수가 다른 지방에 비해 적은 것뿐이다. 말하자면 제주도가 해양박물관 입지로 선정될 수 있도록 밀어 부칠 정치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해양박물관 입지 선택마저 정치적 흥정에 의해 좌우돼서는 결단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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