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식을 마치고 만취 상태에서 귀가했던 회사원 김모씨(42.제주시)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다.

일어나 보니 양복 주머니에 있어야 할 지갑이 없어진 것이다.
이모씨(34.제주시)도 최근 제주시 연동 부근에서 인사불성으로 술을 마신 뒤 길거리에서 잠시 잠이 들었으나 현금 7~8만원과 신용카드 등이 들어있는 지갑을 잃어버려 안타까워했다.

날씨가 더위지면서 이처럼 시내 유흥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취객을 부축하는 척하며 지갑을 빼가는 이른바 '부축빼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만취시에는 기억을 못 하는데다 혹 알고 있더라도 몸을 가눌 수가 없는 이들은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제주경찰서는 14일 취객의 지갑을 훔친 혐의로 대학생 오모씨(20.제주시 용담동)를 절도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이날 새벽 2시 40분께 제주시 삼도동 소재 N마트 앞 노상에서 술에 취해 쓰러져 자고 있는 곽모씨(34)의 현금 1만1000원과 신용카드 등이 들어있는 지갑을 훔친 혐의다.

그런데 오씨는 자신의 차량으로 귀가중이던 조모씨(34)에게 덜미가 잡혔다.
이에 앞선 지난달 23일에도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기사가 근처에서 술에 취해 앉아 있는 또 다른 강모씨(42)에게 접근, 바지 주머니에서 현금 5만원이 든 지갑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는 등 '부축빼기'가 끊이질 않고 있다.

김모씨(30)도 지난 12일 제주시 삼도동 부근에서 술을 마신 뒤 자정쯤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 주머니속의 지갑과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제주경찰서 관계자는 "기억을 못한 채 신고를 꺼리는 경우를 포함하면 피해자는 하루에도 십여명에 이른다"면서 "술에 취했을 경우에는 동료의 도움을 받고 귀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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