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날(午日) 된장 담그면 색깔 진하고 맛이 좋아

7)십이지(十二支)의 오년(午年)

말(午)은 십이간지의 일곱 번째 동물로서 경오(庚午), 임오(壬午), 갑오(甲午), 병오(丙午), 무오(戊午) 등으로 순행하며 시각으로는 11시에서 오후1시, 방향으로는 정남(正南), 달(月)로는 음력 5월에 해당한다. 말(馬)이 갈기를 휘날리며 앞발을 들고 힘차게 나아가는 형상과 같이 말띠에 태어난 사람들이 희망과 도전의 용기를 갖고 삶을 영위하고 있다.

말이라고 하면 우직하고 순한 소나 충직한 개와는 달리, 역동적(力動的)인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 때문에 여자라면 조용하고 차분해야 한다고 여겼던 옛날 말과 여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존재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자연히 말띠 해에 태어난 여자를 좋지 않은 것으로 여기게 되어 각종 속설이 난무하기도 하였다. 흔히 말띠 여인은 ‘기가 드세다’느니 ‘팔자가 사납다’고 하여 남자들은 결혼을 꺼리고, 젊은 부부들은 임신 자체를 안 하거나 출산을 꺼리고 있다.

그래서 제왕절개수술로 말띠 해가 오기 전에 서둘러 출생시키기까지 한다니 어이가 없다. 한 사람의 운명을 의사가 좌우할 수 있단 말인가. 말띠 해의 여자에 관한 속설이 전혀 근거가 없음은 역술인조차 밝히고 있으며 어떤 이는 통계자료를 제시하면서 그 허망무계(虛妄無稽)함을 파헤치고 있다.

즉, 조선시대의 많은 왕후들이 말띠였다는 것이다. 주역(周易)에는 암말은 대지를 뜻하며 강인한 힘을 갖추고 있으므로 만물을 낳고 융성하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 오히려 말띠 해에 태어난 여자는 다른 띠보다 더욱 풍성한 삶을 영유해 나갈 것으로 보아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띠 짐승의 습성을 그 띠 해에 태어난 사람의 운명과 결부시키는 습속 중 백말 띠 해에 태어난 여성은 팔자가가 세다는 속담까지 있다. 그러나 말띠는 육십갑자 가운데 갑오(甲午), 병오(丙午), 무오(戊午), 경오(庚午), 임오(壬午)로 순행하는데, 갑오(甲午)는 음양오행(陰陽五行)의 목(木)에 해당하고 오방색(五方色)은 동쪽이며 푸른색으로 청총마이고, 무오(戊午)는 토(土)에 해당하고 중앙이며 누런색으로 총마 또는 공골마이고, 병오(丙午)는 화(火)에 해당하고 남쪽이며 붉은색으로 적다마이며, 경오(庚午)는 금(金)에 해당하고 서쪽으로 흰색으로 백마이고, 임오(壬午)는 수(水)에 해당하고 북쪽으로 검은색이어서 가라마이다.

 1.백마(白馬)와 혼인(婚姻):조선시대의 화가인 김홍도의 그림 중에 장가가는 신랑이 백마를 타고 가는 장면 그림이 있다. 혼인할 때 백마를 타는 풍습은 백마를 신령한 동물로 여겨 복스럽고 길한 일이 있기를 축원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제주도에서는 먼 거리 혼인인 경우는 동원되는 말 필수는 1~9필이 되었고 신랑은 백마(암말)를 타고 신부는 가마에 타는데 가마를 끄는 말이 두 필(필히 수말이어야 함), 상객은 신랑측에서 3필 그리고 신부측에서도 3필을 필요하였다. 근거리 혼인에서는 신랑만 말을 타고 신부가 탄 가마는 사람이 이동시켰다.

2.백마(白馬)와 제물(祭物):백제의 의자왕 아들 융(隆)이 신라와 화친을 맺으면서 백마를 잡아 피를 찍어 바르고 맹약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소설 홍길동전에도 백마의 피로서 맹세의식을 행하였다고 하는 구절이 나온다. 이와 같이 중요한 약속, 맹세 등을 할 때는 백마를 이용했다.

3.십이지(十二支)의 오일(午日):말(馬)이 좋아하는 콩은 장의 원료로 적다말의 피 빛깔 모색처럼 장 빛깔이 진하고 맛이 좋기를 바라며 말날(말일)에 장 담그기를 많이 한다. 그리고 말똥(馬糞)을 쌓아놓고 그 속에 메주를 띄우면 아주 맛이 좋은 장을 담근다고 한다. 십이지신상은 평복을 입고 무기를 들고 있으며 몸체는 사람의 형태이나 머리는 동물이다. 김유신 장군(태대각간)묘의 기단에 새겨져 있는데 시대에 따라 모양이 다르게 새겨져 있다.

8) 민속놀이

1.윷놀이:윷은 윤유리나무로 만들었으나 지금은 동백나무 가지로 2.5cm정도의 크기인 4개를 만들어 사용한다. 제주도에서는 마을행사 날이나 잔치, 장사(葬事)전날 마을 사람과 친척끼리 마당 또는 큰길가에 가마니나 멍석을 깔고 윷을 던지면서 즐긴다. 윷을 던져 땅에 떨어진 모양에서 하나가 젖혀지면서 도(돼지)로 한 밭씩, 두 개가 젖혀지면 개(개)로 두 밭씩, 세 개가 젖혀지면 걸(양)로 세 밭씩, 모두 젖혀지면 윷(소)으로 네 밭씩, 모두 엎어지면 모(馬)로 다섯 밭씩 나갈 수 있다.

2.말타기 놀이(말탈락):4~6명이 두 편으로 나누어 가위 바위 보를 해 진 편이 말이 되고 이긴 편이 말을 타는 놀이로 진 편의 한 친구가 마부가 되고 다른 친구들이 말이 되며, 마부가 담이나 나무에 기대어 서고 말 역할을 하는 친구들은 허리를 구부리고 두 손으로 앞 친구의 허벅지를 감싸 쥐면서 머리를 가랑이 사이에 끼고 나머지 친구들이 긴 말을 만들고 있으면 이긴 편 친구들이 한 사람씩 달려와서 말 등에 올라탄다.

모두 등에 타면 말 등에 탄 친구중 맨 앞의 친구와 마부가 가위바위보를 해서 승부가 결정된다. 말을 타는 중간이나 가위 바위 보를 하는 중간에 말이 주저앉으면(몇 사람이 올라타면 무거워서 쓰러짐) 패하게 된다. 가위 바위 보에서 마부가 이기면 말타기를 교대하고 지면 다시 마부와 말이 되어야 한다. 이 놀이는 신체단련 및 순발력을 기르는 놀이라고 볼 수 있다.

9) 말꿈(꿈에서 본 말)

예부터 말 타는 꿈을 꾸면 지금 추진 중인 일이 모두 수월하게 잘 풀린다고 믿고 있다. 말이 등장하는 꿈은 상서로운 징조로 수험생이 이런 꿈을 꾸면 필히 시험에 합격할 것으로 믿었고, 처녀총각에겐 결혼소식이 있을 것으로 여겼다. 특히 말을 타고 승천하는 꿈은 그야말로 크게 성공하여 부귀영화를 누리는 꿈으로 풀이되어 왔다. 하지만 말을 타고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는 꿈이나 승천하다 도중에 추락할 경우는 매사에 장애가 있어 불이익이 늘어나는 징조로도 보았다.

그리고 말을 탄 아이가 밖에서 집안으로 들어오거나 어린 망아지가 꿈에 나타날 경우와 마구간에서 말에게 먹이를 주는 꿈은 장차 부(富)와 명예를 얻을 자식이 출생하는 태몽의 징조로 보았다. 조선말기 사상의학(四象醫學)을 정립한 전설적인 한의학자 이제마(李濟馬) 이름은 아버지의 꿈에 흐르는 냇물을 건너 집으로 오는 백마(白馬)꿈을 꾸어서 제마(濟馬)라고 지었다고 한다.

지금도 사람들은 꿈을 통해 믿음과 바람 속에 말 꿈은 가슴 설레는 행운의 소식으로 현재를 음미하며 미래를 소망하고 있다.

10) 말발굽 편자와 행운

편자를 만들 때는 쇠붙이를 벌겋게 달구어 말발굽에 여러 차례 대어보며 그 크기와 균형을 가늠하는데, 이때 발굽이 지글지글 타오르며 타는 냄새가 날 정도이지만 말은 고통스러워하거나 반항하지 않고 전혀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주술사들에게 초자연적·심리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졌다. 편자에 특별한 힘이 있다고 여기게 된 것이다. 편자의 주재료가 철이고 철은 악귀(惡鬼)를 물리친다는 믿음과 발굽에 붙일 때 행운의 숫자인 7개의 못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초승달 같이 구부러진 모양이 새벽하늘 “달의 여신??을 연상케 한다는 점과 편자를 엎어 놓으면 ∩ 모양은 보호의 상징으로 되는데 이는 고대 건축물 돔형 지붕이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성스러운 기도의 공간을 제공했으며 태아가 어머니의 자궁에서 보호받으면서 성장하듯 사람들에게 편안과 안락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여러 상징적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편자는 인기 높은 영험한 부적이 되고 있다. 편자는 행운의 상징으로 호텔 로비의 중앙, 저택 대문이나 현관에도 붙어 있다. 1922년 원자의 양자론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텐마크의 닐스보어의 현관에도 편자가 걸려 있다고 한다. 그리고 편자모양의 액세서리로는 반지, 팔찌, 목걸이, 브로치 등 다양하다.

장   덕   지 교수

제주산업정보대학 애완동물관리과(제주마문화연구소장/제주도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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