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에 의해 구성하게 될 감사위원회는 특별자치행정의 투명성을 담보하여 도정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기구라 할 수 있다. 행정의 잘ㆍ잘못을 가려내 잘못된 것은 바로 잡고 잘한 일에는 격려하는 기능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는 그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하고 책임이 막중한 기능을 갖고 있는 감사위원회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두 달을 넘길 때까지고 구성되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제주도지사가 내정했던 감사위원장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도의회에서 부결되자 후속 인사 인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시 말해 인물난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처럼 감사위원장 및 감사위원에 대한 인물난 때문에 감사위원회 구성이 늦어지고 있다는 데 동의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인사권자의 소위 제 입맛에 맞는 ‘코드 인사’ 선정의 어려움에 대한 변명은 될지 모르나 제주지역 ‘인재 풀’이 바닥났다는 사실을 강조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 현재 제주지역 각계각층에는 능력과 도덕성과 소신을 겸비한 인물들이 많다. 다만 그들을 골라내는 눈과 사심 없이 그들을 영입하려는 의지와 능력이 모자랄 뿐이다. 적재적소에 알맞는 인물을 발굴하여 필요한 역할을 맡기는 것도 인사권자의 능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물난을 이유로 감사위원회 구성을 미루는 것은 스스로 인물이나 인재를 고르는 안목이나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지 않아도 각종 감사 현안이 쌓이는 시기다. 감사를 해야 할 피감 기관도 한 둘이 아니다. 지금부터 감사활동을 벌인다해도 이들을 소화해내기가 여간 버거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감사위원장 등 감사위원회 구성에 인물난을 핑계로 뜸들이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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