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는 축제가 너무 많다. 일주일에 한 번 꼴이다. 제주의 축제는 민선 자치단체장 출범 후 급증했다. 현재 제주지역에서 치러지는 축제는 모두 50개에 달하고 있다. 하나의 축제기간을 일주일 정도만 잡아도 350일이 축제기간이다. 1990년 이전까지만 해도 제주에서 열리던 축제는 3개에 그쳤다. 그러니 15년 사이에 열 일곱 배가 늘어난 셈이다. 그러니 “지금 제주는 축제 중”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민선 단체장 표관리 축제라는 비판도 여기서 비롯된다. 축제는 축하해야 할 행사다. 축하 할 일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축제문화는 그 지방의 고유한 전통문화에 바탕을 두고 그것에서 신명을 찾고 미래 지역주민들의 삶을 재충전하는 문화 행사라 할 수 있다. 전통의 뿌리에서 미래의 행복을 추구하는 지역공동체의 단합을 일구는 행사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런 축제라 해도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먹자판’으로 운영된다면 문제는 있다. 제주에서 개최되는 대부분이 ‘먹거리 축제’여서 그렇다. 물론 정월대보름 들불축제나 서귀포 칠십리 축제, 새해 소원을 비는 성산일출제 등 정부가 인정하는 유망 축제와 도민들의 호응도가 높은 축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비와 지방비 등 연간 49억원이나 먹거리 등의 축제에 쏟아 붓고 있다면 이는 심상히 넘길 일이 아니다. 그돈은 모두 도민의 세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50억원에 달하는 세금으로 먹거리 판을 벌이는 것은 생산적일수도 없다. 도가 과감히 구조조정에 나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먹거리 축제 등 소모적 성격의 유사 축제를 하나로 통폐합하고 축제의 질을 높이고 경쟁력을 확보해야할 때이다. 제주축제의 구조조정과 발전을 위해 축제선정 평가 위원회 같은 기구도 필요하다면 검토해 볼일이다. 도민들은 ‘제주의 축제’하면 “이것이다”라고 자랑할 수 있는 ‘제주의 축제’를 갖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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