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영전략에 있어 애프터서비스(AS)는 중요 부분을 차지한다. AS가 좋아야 소비자 신뢰를 얻어 제품 판매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의 민자유치도 마찬가지 이치다. 갖은 정성을 쏟아 기업을 유치해 놓은 후에는 ‘나 몰라라’ 하는 지역에 투자자가 몰릴 리가 없다.
제주월드컵경기장 민자유치 1호인 익스트림아일랜드가 개관 2년여 만에 문을 닫았다. 입장객이 당초 기대수준을 밑돌면서 만성적인 적자를 이기지 못한 것이다.
이는 물론 업체 경영진의 투자판단 잘못을 가장 큰 원인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동정이 가는 면이 있다.
익스트림아일랜드는 제주월드컵경기장 수익사업 유치에 물꼬를 튼 업체로 경기장의 만성적인 적자 탈출에 기여한 바 크다.
업체 측은 경영난의 한 요인으로 “주변 상가보다 훨씬 비싼 임대료에다 장소사용계약 시 건축물을 제주도(구 서귀포시청)에 기부 채납해 이를 담보로 한 운영자금 확보도 어려웠다”고 꼽았다.
특히 “투자유치 협의 시 행정이 했던 지원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는 현재 월드컵경기장에 입주해 있는 업체들의 공통 불만사항이다. 더욱이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인적 네트워크가 깨져 어느 부서를 상대로 애로사항을 말해야 할 지 감감하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민자유치 기업의 사후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아쉬우면 찾아오라’는 식으로 일관할 게 아니다. 먼저 찾아가 애로사항을 듣고 가능한 일은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지원 전담반 구성도 검토해 볼만 하다.
입장객이 적어 업체가 문을 닫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인심만은 잃지 말아야 한다. “있는 돈 없는 돈 털어 제주에 투자했더니 행정이 모른 체 하더라”라는 입소문이 돌아서는 민자유치에 득이 될 리 없다.

한   경   훈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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