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화산섬-동굴 세계자연유산 등재 최종 예비실사 결과도 1차 때처럼 ‘OK’라니 듣기에 반갑다. 이제 남은 것은 10월 15일쯤 예정된 유네스코의 본 실사(本 實査)뿐이다. 여기에서도 역시 ‘OK’면 도민이 바라는 자연유산 유네스코 등재는 뜻을 이루게 된다.

제주자연유산이 두 번의 예비실사에서 호평을 받은 이유는 자연자원 자체의 아름다움과 학술적 가치, 양호한 관리에도 있었지만 도민들의 열의, 특히 100만 명 서명운동의 덕도 컸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는 행정 당국, 사회단체 등의 노고가 많았으며, 현재도 계속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자진 참여해 준 공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서명운동 과정에서 공무원들을 물량 할당제로 억지 동원했다든가, 강제 서명, 동일인 이중 삼중 서명이 있었다는 것은 옥의 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다 보니 한사람이 필체를 바꿔가면서 서명하는 웃지 못할 사례까지 있었다니 과거 군사 독재 시절의 구태(舊態)를 보는 것 같아 입맛이 쓰다.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관한 한, 반대할 도민이 어디 있겠는가. 설사 있다 하더라도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말이 쉽지 100만 명 서명운동이 그리 간단치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억지 동원, 강제서명, 이중 삼중의 서명이 아니더라도 좀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아주 순조롭게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을 줄 안다. 평소 행정 최 일선에서 수고하고 있는 반장들의 이해를 구해 반별로 자연스럽게 서명을 받는다면 효과가 클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일에도 강제성을 띄게 되면 부작용이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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