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구(舊) 농업기술원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제주웰컴센터 건물을 건축하려하자 농업인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러한 반대는 비록 농민이나 농민단체들만이 아니다. 일반 도민들 중에도 최근까지 농업기술원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헐어버리고 새로 웰컴센터를 짓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로 그것을 반대한다. 그렇다고 우리는 제주웰컴센터 건립 자체가 필요치 않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제주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홍보-자료수집-연구-전시 활동 등을 위해서는 웰컴센터는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다만 웰컴센터를 위해 꼭 낭비적으로 기존 건물을 허물어야 되겠느냐는 점과, 또 그 자리가 아니면 안되겠느냐는 점을 지적하는 것뿐이다. 구 농업기술원에는 이미 농어업인 회관-농업인 교육관-제주4H 운동 50년 기념탑 등 부속 건축물들이 적잖이 들어서 있어 차라리 관광센터 보다는 제주 농업센터로 육성 발전시키는 게 훨씬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새로 지으려는 80억 원짜리 웰컴센터야말로 입지(立地)를 잘 선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행정구조 개편 이후 제주도정의 첫 목표인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하며, 도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활용하기 편한 곳이어야 좋다. 이런 측면을 고려한다면 농업기술원 자리는 웰컴센터의 부지로서는 도리어 부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웰컴센터는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종전 제주시 권을 제외한 산 남-북 중 유명 관광지나 관광단지 한곳을 택해 건립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얼마든지 다른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튼실한 농업기술원 건물을 파괴하면서까지 웰컴센터 건물을 새로 짓겠다는 것은 지나친 혈세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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