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지에서 부유층 노인과 여성만을 골라 연쇄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검거됐다. 현재 알려진 피해자 수만 20명안팎이다. 일면식도 없는 무고한 인명을 상대로 저질러진 그 충격적인 ‘묻지마’ 범행 앞에 우리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만다.

더욱 우리를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이를 부유층 탓으로 돌리는 그 범행동기에 있다.

우리는 그 범죄의 실상을 제대로 봐야 한다. 범죄의 원인은 우선 범죄자 개인에서 찾아야 한다. 개인의 범죄적 소질곂??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범죄도 예외가 아니다. 극도로 비뚤어진 반인륜적 범죄 태도에 비난이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살기가 어렵다고 하여 모두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며, 주위가 아니꼽다고 하여 누구나 범죄를 꾸미지 않는다.

개인의 문제를 너무 사회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반론도 있음직 하지만, 인성 파괴의 사회의 구조와 행태에서 원인의 일단을 찾아야 한다. 범죄를 바라보는 정치문화의 도덕성도 예외가 아니다.

범죄의 심리적 동기가 어떻든 간에, 윤리 부재와 기강해이로 흉악한 범죄가 날뛰고 있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범죄 대응 자세의 소극성 등 치안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윤리 부재와 사회 기강 해이의 원인자는 누구이며, 그것을 치유할 책임자는 누구인가를 따지는 일도 중요하다. 그렇게 할 경우 당장 치유책을 찾아내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이르는 길잡이는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