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당-정(黨-政)협의회에서 제주지방경찰청장 직급을 3급인 경무관에서 2급인 치안감으로 승격시키기로 합의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는 직접 당사자인 경찰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체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0월 경찰청 직제가 개정되면 아마 11월 1일부터는 제주지방경찰청도 치안감 청장시대가 열릴 모양이다. 그러나 제주지방경찰청 체제가 청장 직급 격상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에 따른 차장제가 신설돼야 하고, 직제도 확대 개편돼야 한다. 하위직들의 직급도 조정돼야 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경찰 병력의 증원, 장비 확충 등도 해결해 주어야 할 문제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청장의 치안감 승격에 걸맞게 치안업무를 추진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청장의 직급 격상에도 불구하고 직제-인력-장비 등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강력 사건 수사, 범인 체포, 절도-폭력사건 예방 등 민생치안이 지금과 달라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 경찰청장의 치안감 승격은 청장 한사람을 위한 것일 뿐, 자치도인 제주 치안, 특히 민생치안을 위해서는 별 의미가 없게 된다. 어떻든 제주 경찰은 청장 직급 상향 조정으로 일대 전기(轉機)를 맞은 것은 분명하다. 이를 계기로 제주특별자치도의 전반적인 치안 상태를 얼마만큼 안정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경찰의 몫이며, 우리는 이를 지켜보려 한다. 아울러 우리는 특별자치도인 제주도지방경찰청 수장만큼은 가급적 이 지방 출신으로 기용해 주었으면 한다. 그것이 자치도와 지방경찰과의 상호 연계성에서도 필요하거니와, 인사 기용상의 지방균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인사 기용의 지역이기심’에서 하는 얘기가 결코 아님을 믿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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