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제주도감사위원장은 첫 내정자에 대한 도의회 거부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드디어 두 번째 내정자인 신행철 전 제주대학교 교수가 의회에서 임명 동의됐다. 이로써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가 도민의 주시 속에 출범하게 되었고, 따라서 신행철 초대감사위원장에 대한 기대 또한 클 수밖에 없다. 사실 신행철 감사위원장은 도의회 동의 과정에서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청문회에서 “가족명의로 서울에 여러 채의 아파트를 갖고 있는 것은 투기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고, “교수 재직시 비슷한 논문으로 중복 연구비를 받았다는 설이 있는 데 사실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친(親) 김태환 도정’ 행보로 인한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의회 청문 결과 신행철 내정자의 학문적 성과와 사회 활동 등을 감안해서 그를 초대 감사위원장 적임자로 평가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초대 감사위원장이 도민의 기대에 부응, 막중한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업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해 주기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감사위원회의 중립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이 중립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감사 업무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감사위원회라는 기구가 특별자치도를 건전하게 이끌기보다 도리어 오도(誤導)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다음은 감사 업무는 칼날 같되 합리적이어야 하고, 잘못에 대해서는 얼음장 같이 차되 잘한 일에 대해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회계감사뿐만 아니라 정책 감사에서는 잘 잘못을 가리되 대안까지 내 놓을 수 있도록 공부와 연구를 끊임 없이해 나가야 한다. 다른 한가지는 감사위원장은 누구보다도 공사(公私)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공(公)을 사(私)와, 사를 공과 연결한다면 감사업무는 없음만 같지 못하다. 앞으로의 감사위원회 성패는 초대 감사위원장이 어떻게 중립을 지키고, 얼마나 공사를 분명히 하며, 또 얼마나 공부와 연구에 힘쓰느냐에 달려 있다. 초대 감사위원장의 분발을 촉구한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