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제주도당 강상주 위원장이 5.31지방선거 금품 공천과 관련, 최근 도민에게 정중히 사과를 표명하더니, 이번에는 양성언 제주도교육감이 여교사의 학부모 폭행사건에 대해 역시 도민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했다. 지난 29일 양성언 교육감은 여교사 폭행 사건과 관련, “부끄러운 일이 초등학교에서 일어나 죄송스럽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도민들에게 백배 사과한다”고 공표했다. 일부 정치지도자들이나 고위 공직자들이 큰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사과’ 대신 물에 술탄 듯한 ‘유감’이란 표현으로 어물쩍 넘어가는 태도와는 달리 양성언 교육감과 강상주 위원장의 솔직하고도 진솔한 사과 표명은 그래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사실 ‘유감’은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사과를 해야할 사람들에게 섭섭하다는 뜻으로 표명해야 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영문인지 거꾸로 사과를 해야할 사람들이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말을 함부로 남발하는 세태가 되고 말았다,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다. 이번 두 공직자의 솔직한 사과 표명을 거울 삼아 앞으로 모든 정치인-고위공직자들은 실수나 고의로 큰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유감표명이 아니라 정중한 사과 표명으로 용서를 구하는 풍토를 정착시켜 주었으면 한다. 잘못에 대한 사과로 용서를 빌고 반성하며 허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아름다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후에도 자신의 잘못에 대해 사과 아닌, 유감을 표시하는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가 있을 경우에는 그의 부도덕성과 비양심, 그리고 선민(善民)을 우롱하는 괴씸죄까지를 포함시켜 매우 질책해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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