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3일 새벽 실시된 유엔 사무총장 선출 4차 예비투표에서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찬성 14, 기권 1표로 또 다시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반기문 장관은 사실상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셈이다. 이제 반기문 장관은 오는 9일 있을 안보리 공식 투표에서 단일 후보로의 확정과, 총회의 추인 과정만을 남겨 두게 되는 데,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그의 사무총장 당선은 확실시되고 있다. 그럴 경우 내년 1월1일 코피 아난 현 총장 후임으로 취임하게 된다. 만약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이 된다면 그 지위를 획득한 자체만으로도 출신 국인 한국의 위상이 달라진다. 따라서 앞으로 반기문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어느 역대 총장 못지 않게 활약을 한다면 한국의 외교적 지위와 영향력은 지금과 비교할 수가 없게된다. 코피 아난 총장의 노벨 평화상 수상도 유엔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우리는 그에 버금가지 않은 반기문 총장의 활동을 기대한다. 흔히 유엔 사무총장은 실질적 권한 보다 국제적 상징성이 더 크다고도 한다. 국가 원수의 예우를 받으며, 교황의 권위와 비견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 상징성과 권위에 걸맞게 실질적 권한도 지대하다. 유엔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사무국을 포함, 전 세계의 산하 전문기구를 이끈다. 미-영-불-중-러 등 막강한 5개 상임이사국의 힘의 균형자 역할도 하며, 세계평화와 안전을 위한 국제분쟁 해결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리는 반 장관의 유엔 진출을 계기로 세계 유일의 분단 분쟁 지역인 한반도 문제 해결에 커다란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 남-북한 문제는 한반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중-일-러 등 세계 열강들의 군사-외교적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는 이번 반 장관의 유엔 진출이 먼 훗날 한국이 상임이사국이 되는 밑거름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 장관의 유엔 총장 연임으로 10년 동안 활동할 수 있는 외교적 무대를 마련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국내 정치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답게 다른 나라가 비웃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국내정치도 유엔사무총장의 활동을 적극 도와 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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