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매해 한가위 명절을 앞두고 자주 인용되는 말이다. 한가위 보름달처럼 밝고 넉넉하고 세상만사 모나지 않게 해 달라는 소망이나 희망을 담은 덕담이다. 사실 추석명절로도 일컬어지는 한가위는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우리민족 최대 민속명절이다. 서구(西歐)쪽의 추수감사절처럼 일년동안 땀흘려 지어 수확한 농산물에 감사하고 이웃끼리 나누며 축복하는 감사명절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 나눔이 보름달처럼 둥글고 환하게 이웃을 비추어 더욱 넉넉하고 포근한 세상이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의 꿈이 “더도 말고 덜고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한가위 예찬’으로 나타난 것이나 다름없다. 이틀의 징검다리를 건너 최장 아흐레나 이어지는 추석연휴 속에 내일(6일)이 바로 그 한가위다. 고향을 떠나 고달픈 객지생활을 하던 사람들이나, 그리운 고향이지만 이래저래 각각의 말못할 사정으로 고향을 찾지 못했던 이들도 모두 고향을 찾아 그 동안 못다 했던 정을 나누는 추석 명절이다. 부모와 형제, 그리웠던 친지와 친구들이 찾은 고향마을은 지금 그래서 한창 정겨운 해후로 왁자지껄하다. 만나는 이들마다 농주 한 사발로 불콰하게 익은 얼굴처럼 들뜨고 흥겹기만 하다. 경제가 곤두박질 쳐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백성들의 분기가 하늘을 찌르고 나라를 엉망으로 만드는 집권자나 싸움질만 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가 싸늘한 냉기로 세상을 뒤덮여도 떠났던 이들의 고향에서의 만남은 더욱 뜨겁고 정겹기만 하다. 이번 한가위 명절만큼은 이런 정다운 이들의 아무 사심 없이, 근심 걱정을 모두 날려보내고 새로운 희망을 짜내는 명절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마음속에 품었던 모든 독기와 분노와 갈등을 풀어내고 팔월 대보름 달처럼 보다 밝고 보다 둥글고 보다 넉넉한 명절이 된다면 고단하고 팍팍했던 지친삶이 한결 가벼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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