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월드컵경기장이 말이 아니라고 한다. 군데군데 잔디가 패어 있는 등 그라운드 상태가 엉망이어서 도무지 국제규격의 경기장이라고 말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모양이다. 이 때문에 축구 경기를 갖는다 해도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는 얘기들이다. 이렇듯 제주월드컵 경기장 잔디 사정이 엉망이 된 것은 관리 소홀 탓도 있거니와 무엇보다도 잦은 경기에 더 큰 원인이 있다. 이전에도 그랬거니와 이 달의 경우만 해도 네 차례나 축구경기를 치러야 한다. 제주유나이티드는 지난 3일 대구FC와의 경기를 필두로 오는 21일에는 광주, 25일에는 전남, 29일에는 성남과 홈 경기를 갖게 돼 있다. 이는 평균 7일에 한번 꼴로 경기를 치르는 결과가 돼 잔디를 보수할 짬이 없는 것이다. 설사 잔디 보수를 강행한다 해도 제대로 효과가 나타날 수가 없게 된다. 이를테면 관리부서가 잔디 씨를 파종한다 해도 제대로 잔디구장이 형성되려면 45일에서 60일정도가 필요한데 그 사이 몇 차례 경기를 치러버리면 그게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축구를 위해 그라운드가 있는 것이므로 축구 경기는 꼭 필요하다. 그리고 제주에 적을 둔 프로축구단이 있는 만큼 잦은 홈 경기도 불가피하다. 그와 마찬가지로 수준 높은 축구를 위해서는 경기 못지 않게 훌륭한 운동장 관리도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제주유나이티드 홈 경기도 꼭 월드컵경기장에서만 열 것이 아니라 다른 구장과 순번으로 여는 것도 검토해 볼일이다. 비록 무리가 따르더라도 말이다. 뿐만 아니라 자주 경기를 하면서도 잔디구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묘책도 연구해야 한다. 월드컵 경기장을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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