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돛을 올린지 8일로 100일을 넘겼다. 지난 100일동안의 ‘제주특별자치도 호’의 항해는 어떠했을까. 한마디로 순항은 아니었다. 초보적인 항해기술과 손발이 맞지 않았던 선원들의 업무혼선, 이로 인한 시행착오와 혼란이 불안한 출항의 원인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같은 출범초기의 불안한 항해를 나무라지 않는다. 시행착오와 혼란은 어쩌면 예상됐던 일이라고 여기는 쪽이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우리 나라가 처음 시도하는 지방자치의 특별실험 모델이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제도적으로든, 관행적으로든, 현실적으로든, 새로운 실험에는 대개의 경우 예기치 못한 시행착오와 혼선은 끼어 들게 마련이다. 또 그러한 시행착오와 혼선을 겪고 이를 극복하는 자생력을 키움으로써 제주특별자치도의 앞날은 더욱 튼실 해질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더욱 좋았을 터였지만 출항 초기의 시행착오나 일부 혼란을 어느정도 용인하는 우리의 입장은 여기서 비롯된다. 따라서 지난 100일간의 제주특별자치도 호의 항해 일지는 매우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경험했던 시행착오나 혼란과 혼선, 불안요인 등을 제거하고 앞으로는 이를 토대로 제주특별자치도의 거침없는 항해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때 도민들에게 성급한 성과를 기대하지 말기를 당부 드린바 있다. 공무원 등 모든 구성원들에게도 가시적 성과만을 위한 조급증에서 벗어나기를 권고하기도 했다. 이 모두가 일정 기간동안은 비판과 지적보다는 조용한 눈으로 지켜보며 제주특별자치도의 조기정착을 유도하자는 뜻에서다. 이제 그 밀월기간은 끝났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특별자치도 호에 대한 따스한 시선보다는 비판적 시각이 더 아플지도 모른다. 이를 이겨내고 제주특별자치도의 성공적 정착을 하느냐 마느냐는 선장인 도지사와 공무원과 감시기구인 도의회의 역할에 달려있다. 모두가 더욱 분발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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